[나의 생각] 소 잃고 외양간 고쳐본들 무엇하리요

2010-10-24     제주타임스

필자는 어린시절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감귤 과수원은 없었지만 다른 곳에 일하러 다녀 본 기억은 있다.

요즘 조생종 감귤 수확이 한창인데 며칠 있으면 수확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관내 선과장을 돌아다니며 작목반장 등을 만나 선과기간 중 CCTV와 무인기계경비를 설치하거나 작목반원들이 조를 편성해서 순찰하는 등 자위 방범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의견을 물어보면 대개가 선과장 작업이 끝나면 창고 문을 자물쇠로 잠그고 집에 가버리겠다는 등 성의 없는 대답만 들릴 뿐이었다.

물론 경찰에서도 농민들이 피땀 흘려 수확한 농작물을 도난당하지 않도록 주,야로 순찰을 돌겠지만 경찰력에도 한계가 있고 민관합동으로 예방순찰을 하는 것이 요즘 추세인데 내가 만나 본
감귤농가 관계자들의 자위 방범의식이 너무 미흡한 것만 같아
매우 씁쓸하기만 하다.

금년은 감귤 값이 호조세를 보여 도난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선과장 창고 자물쇠도 잠금장치가 튼튼한 것으로 시정장치를 하고 방범창 설치에도 신경을 써 줄 것을 신신당부하였지만 뚜렷한 답변이 없어 매우 안타까웠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옛 말이 있지 않는가?
경찰이 매 선과장마다 배치하여 일일이 경비를 서 드리고 싶지만 치안 인력부족으로 그렇게 해 줄 수는 없는 대신 예방순찰이라도 부지런히 돌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감귤농가의 귀중한 수확물을 경찰에만 의존하다가 잃어버린다면 이 보다 더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송  병  주
제주동부경찰서 함덕파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