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왜 안전띠 단속을 해야하는가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자유를 보호하는 것을 업으로 하고 있다. 경찰의 업무는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하지 않고 꽤나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교통사고의 예방 및 교통지도단속 업무는 경찰서 교통관리계와 지구대·파출소의 외근 경찰관들이 담당하고 있다.
시민들의 교통법규 위반정도는 우리가 흔히 뉴스에서 접할 수 있는 폭력사범과 강력사범 등에 비하여는 상당히 낮은 편이고, 현재의 국민 정서상 교통이 한가한 교차로에서의 신호위반 준수, 골목길이나 건물 앞에서 중앙선을 넘어 좌회전하지 않고 멀리 가서 유턴하여 돌아오기, 한적한 시골 마을안길에서의 안전띠착용, 시내외 곳곳에서의 먼거리 주차지역에 주차한 후 걸어서 볼일 보러가기 등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경찰에서는 지금도 국민정서와 조금은 충돌할 수 있지만 교통법규위반 단속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물론 경미한 위반행위일지라도 교통사고와 직결되면 큰 사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미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교통단속을 하고 있고, 신호위반과 중앙선침범 등의 중한 위반사항은 물론 안전띠미착용 같은 경미한 위반사항에 대해서도 꾸준히 단속을 하고 있다.
경찰의 부패와 관련된 이론 중 셔먼의 “미끄러운 경사로 이론”이 있다. 처음에는 부패에 해당하지 않는 커피접대 같은 작은 호의가 습관화 될 경우 미끄러운 경사로를 타고 내려오듯이 도박 같은 중간단계의 부패를 지나 절도 같은 더 큰 부패와 범죄로 빠져든다는 가설이다. 물론 이 가설에도 비판이 없지는 않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안전띠미착용 같은 경미위반자들을 지속적으로 단속하는 이유를 “미끄러운 경사로 이론”에서 찾는다. 시민들에게 경미한 교통법규를 지키도록 지도단속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미끄러운 경사로를 타고 내려와 중앙선침범이나 신호위반 같은 중간단계의 법규위반 단계를 지나 폭력이나 절도, 강력사건 등의 범법행위에 빠져들어 갈 수 있다. 물론 모두 다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 사람들이 일부 있을 것이다.
경찰에서 단속을 하든 안하든 습관적으로 안던띠를 매고 다니는 사람이 더 중한 위반행위를 하고, 위반행위를 넘어서 강력사건의 범인이 될 수 있는 확률은 작다고 본다. 그런 이유들로 해서 우리 경찰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시민들에게 경제적, 시간적으로 불편함과 피해를 주지만 안전띠미착용 등의 경미한 위반행위들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가가 되어갈수록 경찰에서 단속을 하기 이전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본다.
장 준 모
서귀포경찰서 중동지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