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아이들의 입장에서 교통안전을 생각해야

2010-10-03     제주타임스

20대 초반에 의무경찰로 군복무를 하고난 후 11년 만에 다시 경찰관으로의 삶을 시작했다. 10여년이란 시간동안 우리사회는 참 많은 것이 변했다. IMF를 이겨냈고 또 2008년 말 시작된 세계적인 경제위기도 가장 빨리 극복해나가며 대한민국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10년 전만해도 거리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근처 공원이나 거리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그만큼 삶도 좋아지고 여유도 생긴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게 있다.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위험하게 4차선도로를 무단횡단하면서 아이들에게는 손을 들면 차들이 멈춘다고 가르치고, 운전할 때는 교통단속만을 의식해서 운전하는 부모만 안전벨트를 매거나 심지어는 갓난아이를 등에 업거나 안은 채로 운전을 하는 부모들도 있다.

만약 이러한 일들이 사고로 이어진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 당연히 그 부모들은 더 큰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단속이나 홍보를 할 때 이런 모습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아이들의 입장에서 교통사고 예방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 그냥 웃거나 오히려 바쁜데 그럴 수도 있지 하며 화를 낸다. 바쁘다고 자신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의 안전까지도 무시할 수 있는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반대로 어른들에게는 자신의 일보다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야하는 의무가 있다.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배우는 아이들과 함께일 때는 더욱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교통질서를 지키고,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어 바빠도 아이들에게 교통사고의 위험에 대해 인식하게 해야 하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우리 아이들이 지켜야 하는 것을 먼저 알려 줘야 한다.

근무를 하며 이런 저런 안타까운 일들을 보게 돼서인지 두 딸의 아빠인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차를 운전할 때 먼저 둘째 아이는 유아용 카시트에 앉히고 첫째 아이에게 안전벨트를 매주고 나서야 운전할 준비를 한다. 물론 시간은 조금 더 걸리고 불편할지 몰라도 만에 하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금 불편한 게 낫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일보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아이들의 시선에서 그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강  훈  석
서귀포경찰서 중동지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