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우유수송차

2004-12-10     신상범 논설위원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때때로 짜증스럽고 불안한 생각으로 일이 손에 안 잡히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럴 때면 주변사람들에게 신경질적이 되고 때로는 가족들에게 이유 모를 분풀이를 하여 가정 싸움이 되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나 내마음속의 불안스러움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주 작은 일이 마음에 박혀있었음을 발견하고 자기 자신이 어이없어 질 때가 종종 있다.
 거리에 나가 걷거나 자동차를 타거나 자신이 운전을 하거나할 때 눈에 거슬리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면  극히 사소한 기초적인 무질서가 사회전체를 혼란스럽게 하고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미국에서 50여년을 살다  돌아온 저명한 생명과학자 S모 박사는 요즘 전국을 여행하며 우유를 수송하는 자동차의 청결 도를 채점 하고 있다. 그가 채점하다보니 자동차의 청결도가 회사마다 비슷한 수준임을 발견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에 따라 깨끗할 수도 더러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였는데 체계적으로 들여다보니 회사마다의의 운영실태가 그대로 들어 나더라는 것이다.

우유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장 많이, 노소 없이 마시는 음료이다.  그래서  청결함이 첫 조건이다. 물론 포장되어있는 우유가  오염되거나 더러워질 리는 만무(?)하지만 수송하는 자동차의 더러움을 보고 소비자는 어떤 우유를 선택할 것인가는 불을 보듯 뻔하게 되더라는 S박사의 말이다.

▶상가의 무질서한 간판, 자동차전용고속도로에 세워진 오만 잡동사니 상업 간판들, 이를 허가한 관리들,  도로정보를  알지 못해 헤매는 외부관광객들,  추월선과 주행선을 휘저으며 끼어는 무법자들, 도로의 조화와는 너무 거리 먼 난잡스런 가로수와 잡초들, 바다와 오름, 한라산등 천혜의 경관을 못 보게 차단한 국적불명의 건축물과 가로수들, 오름과 바다와 한라산들의 아름다운 능선을 난도질하여 공장지대를 방불케 하는 한전 철탑 군, 깨끗한 바닷가에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더미들, 이외도 수도 없이 청정제주에 먹칠하는 무질서가 판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제주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더러운 우유 차의 모습이다. 큰 덩어리의 개발보다 쾌적함과 여유로운 기초질서의식이 제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첫 단추임을 알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