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즐거운 추석명절, 안전과 함께
오곡이 무르익고 넓은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민족 대표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벌초 성묘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경남통영에서 벌초작업 중이던 사람이 말벌에 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던 것처럼 주의의식과 준비가 없다면 간만에 함께했던 가족, 친지와의 만남이 불행하고 슬픈 일로 변할 수 있다.
소방방재청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추석 전 한 달 동안 전국적으로 벌 쏘임 1,791건, 뱀물림 206건, 벌초사고 252건이 발생, 25명이 사망하고 2,572명이 부상당했으며 연간평균보다 동종사고가 이 시기에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성묘 시에는 소매가 긴 옷을 입고, 목이 긴 등산화와 장갑, 보안용 고글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벌을 퇴치하기 위한 살충제와 구급약을 준비하는 한편 유행성 출혈열, 쓰쓰가무시병, 렙토스피라증 등 전염병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피부노출을 줄이고 함부로 풀밭에 눕거나 앉지 말아야 한다.
또한 예초기를 사용할 때에는 작업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안전거리를 확보하여 대피하여야 하며 특히 올해처럼 짧은 장마와 지속적인 무더위로 말벌 등 벌떼의 공격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냄새를 풍기는 향수를 사용하지 말고 작업 전에 풀밭을 작대기로 살며시 휘저어 벌집을 확인하는 동시에 뱀을 쫓은 다음 작업을 시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만일 벌에 쏘였을 때는 신용카드 등으로 피부를 밀어 침을 뽑은 다음 소염진통제·스테로이드 등의 연고를 바른 후 찬물 찜질 등으로 응급조치를 하고 뱀에 물렸을 때는 독이 퍼지지 않게 물린 곳에서 심장 쪽으로 5~10㎝ 위에 끈이나 손수건 등으로 묶은 후 병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절대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행위는 금물이다. 또한 예초기 칼날에 사고를 당하였을 때에는 즉시 지혈과 동시에 절단부위를 깨끗한 수건이나 천으로 감싸 비닐봉지에 넣어 잘 묶은 후에 차갑게 유지하면서 신속히 병원에 가야한다.
물론 유사시 119신고는 필수이다. 다만 산과 들에서는 요구조자 위치파악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신고 시 침착하게 사고위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보호자중 한명 정도는 찾기 쉬운 장소로 이동해 119구급대를 안내 유도하여야 빠른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다.
‘더도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 ‘근친길이 으뜸이고 화전길이 버금이다.’라는 옛 속담처럼 일가친척과의 반가운 재회와 함께 풍요로운 추석명절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안전을 돌아보는 자세가 요구된다.
오 정 보
서귀포소방서 예산장비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