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사업체 10년 새 2.5배 증가

2000년 379개→지난해 929개…우후죽순 난립
관광객 증가율보다 훨씬 높아…부작용 속출

2010-08-20     좌광일

최근 10년 사이 제주지역의 관광사업체 증가율이 관광객 증가율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관광사업체들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살깍기’식 출혈경쟁도 불사하는 등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가 최대 치적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사상 최대 관광객 유치’ 성과를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20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관광진흥법상 도내 관광사업체는 929개로 지난 2000년 379개에 비해 145% 증가했다.

최근 10년 새 관광사업체가 2.5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유형별로는 여행업체 648개, 관광숙박업체 104개, 콘도미니엄 37개, 관광객 이용시설업체(전문휴양업.관광음식점.기념품판매점) 51개, 국제회의업체 11개, 카지노업체 8개, 유원시설업체 12개, 골프장 34개, 관광지 131개, 전세버스업체 58개, 렌터카업체 57개 등이다.

카지노업체와 유원시설업체, 전세버스업체를 제외하고 모든 관광 관련 사업체가 지난 2000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골프장과 관광지, 여행업체, 렌터카업체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000년 411만명에서 지난해 652만명으로 10년 간 58% 증가해 관광사업체 증가율에 크게 못 미쳤다.

관광객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으나 관광사업체 수가 워낙 빠른 속도로 늘다보니 업체 간 생존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600만명 돌파 등 사상 최대 관광객을 유치했음에도 관광사업체들이 별 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는 이유다.

오히려 업체 난립 현상이 가중되면서 과당 경쟁 등으로 인해 경영이 악화돼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여행사의 경우 1곳이 폐업하면 2곳이 새로 생겨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행업체의 한 관계자는 “사실 10년 전만 해도 돈벌이 됐는데 지금은 사정이 딴판”이라며 “소규모 여행사가 우후죽숙처럼 늘어나면서 출혈 경쟁과 질적 서비스 저하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렌터카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렌터카업체 관계자는 “업체 난립에 따른 과당 경쟁이 벌어지기 일쑤”라며 “가뜩이나 영세한 도내 업체의 경우 심각한 영업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