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훈훈한 정을 나누고서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지난 7월29일부터 8월1일까지(4일간) 국립소록도 병원에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돌아왔다.
제주 성 다미안회는 하와이 몰로카이 섬에서 한센병 환우들을 돌보다가 돌아가신 다미안 신부님의 사랑과 봉사 순명의 정신을 본받고 그 뜻을 따르고자 하는 천주교 제주교구 신자 12명이 모여 1980년 6월 성다미안회를 창립한 자원봉사단체이다. 지금은 정회원 38명, 명예회원 300여명으로 제주지역 한센병 환우가정을 월 1회이상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노력봉사 및 주거환경개선, 생활지원 등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성 다미안회는 1984년부터 지금까지 25년간 2900여명 참여 이?미용봉사, 시계수리, 방도배, 장판깔기, 병원청소, 환경정리 등 한센병 가족들을 위하여 나눔의 봉사활동을 통하여 소통의 기회를 갖게 하고 있다. 소록도 환우들에게는 제주 성 다미안 회원들은 꾸준한 정을 나누면서 현재까지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필자는 2007년부터 방문 활동하고 있으나 솔직히 처음 방문했을 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다녀온 것 같아 후회를 하였다. 이듬해부터는 몇 개월 전부터 환우들을 생각하고 나 자신을 위하여 한 알이 모여 밀알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사전 준비를 하였다.
금년에도 천주교 형제자매, 학생, 그리고 뜻있는 비신자들까지 참여하여 도배팀 등 8개 팀으로 나누어 210여명이 참여하였다. 평생 어두운 그늘에서 소외되고 고통 속에서 지내는 한센병 가족들에게 노력봉사로써나마 위안을 드리고자 참여하였다.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마친 후 마을마다 가정을 방문하여 환우들과 대화하는 프로그램을 금년 처음으로 마련하게 되었다. 그들은 육체적, 경제적으로 불편하고 어렵지만 특히 가족들을 멀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큰 외로움에 젖어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환우들과의 많은 대화를 통하여 삶의 외로움을 줄여드리도록 해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갖게 되었다.
또한 셋째 날에는 모든 봉사자들이 모여 우정의 시간을 갖고 팀별 활동 상황보고, 소감발표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자원봉사를 통하여 느꼈던 감정을 이야기함으로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서로의 마음을 움직이듯 뭉클하였다.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한 중학생들이 환우들에게 식사보조 해드리고 기저귀 갈아주기 등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처음에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지만 시간이 흐르고 환우들과 가까워져 정을 느끼고 정확한 발음이 되지 않아 어눌한 대화였지만 어린학생들에게 무언가 심경을 움직이게 하였고 다시 기회가 된다면 재방문하겠다는 몇몇 학생들의 소감은 그냥 듣고만 있어도 뿌듯함이 밀려왔다. 아! 음지가 있지만 필연코 양지가 있다는 자신감을 이 기회를 통하여 나뿐만이 아니라 어린 학생들에게 까지 전달되는 듯하였다.
요즘 세상이 각박하다고 하지만 훈훈한 정을 나누고자 하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우리사회가 살맛나는 세상이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가사, 학교생활,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사랑을 나누는 자원봉사가 빛과 소금 같은 역할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소록도 환우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이라 생각 한다.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받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봉사로 우리마음을 전달한다면 큰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상 호
제주성다미아노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