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돌팔매 맞을 각오로 나서야

2010-08-05     제주타임스


해군기지문제는 제주 최대의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다. 도민 갈등 구조의 핵심이다.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제주의 발전은 한 걸음도 나갈 수 없을 만큼의 민감하고 중대한 현안이다.

해군기지 문제는 지난 수년간 지역주민의 갈등과 사회여론 분열로 제주공동체를 반목과 대립의 구도로 몰아왔던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지난 6.2 지방선거 최대의 논란의제였다. 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모두 ‘해군지기 갈등 해소’를 공약으로 내세울 정도였다.

우근민 지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후보자 시절이나 당선 후, 그리고 취임직후까지만 해도 해군기지 갈등해소 방안을 갖고 있다고 공언했었다.

강정마을 주민, 제주도민, 정부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이 있다고 큰 소리쳤던 것이다.

그러나 취임 한 달을 훨씬 넘긴 현재까지도 아무런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취임하면 직접 국방부 장관 등 정부관계자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취임하고 나서는 “국방부 장관 등 그들이 필요하면 만나러 올 것”이라고 말을 바꿔버렸다. “해군기지 갈등해소 방안이 있다”는 우지사의 공개적 언급이 신뢰성을 잃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도의회와 해군기지 갈등 해소 방안 마련 정책협의회를 통해 ‘모든 관련 공사의 중단을 요청’했다. 해군기지 문제를 슬그머니 도의회로 떠넘겨 버린 꼴이다.

 따라서 우지사가 자신 있게 공언했던 ‘해군기지 갈등 해소 방안’은 선거의 득표 전략을 위한 거짓말이 아니냐는 비판의 빌미가 되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해군기지 문제는 이처럼 말 바꾸기나 책임회피나 시간끌기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도정이 책임감을 갖고 앞장서야 할 문제인 것이다.

그러기에 우근민지사는 이쪽저쪽 눈치를 보며 좌고우면(左顧右眄)해서는 안 된다. 제주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정면 돌파를 해야 한다.

 돌팔매 맞을 각오로 온몸을 던져 제주발전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해군기지 건설이 제주발전의 기회인가, 아니면 아닌가는 이미 판단의 자료가 드러난 것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