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화장, 우리 모두를 위한 아름다운 선택

2010-08-01     제주타임스


누군가가 세상과 작별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신을 땅에 안치하는 것, 즉 매장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매장문화로 인해 우리 국토의 적지 않은 면적이 묘지로 사용되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묘지비율은 전 국토의 1%이상으로 주택비율의 절반이며, 서울 면적의 1.6배, 전국 공장부지의 3배를 넘은 수준이라고 한다.

 매년 25만기의 새로운 묘지로 여의도의 1.2배 만한 국토가 묘지로 탈바꿈되는 현실이며, 이대로 방치할 경우 묘지 수급 계획 부족의 심화로 서울은 2년, 수도권 전지역은 5년, 전국은 10년 이내에 집단 묘지로 공급 한계가 예상된다고 한다. 또한 묘지 때문에 생기는 산림 생태계의 변화와 훼손은 물론 핵가족으로 가족제도가 변화됨에 따라 전체 묘지의 40%가 무연고 묘지라고 한다.

이런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이 바로 화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외국의 화장율을 살펴보면 네덜란드의 경우 화장율이 98%이고 태국은 90%, 일본이 99%이며 중국은 아예 법으로 매장을 금지하여 화장율이 100%라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화장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외국에 비해서는 부족한 실정이! 고 화장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전환이 없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유교적 사상으로 인한 전통적인 매장문화가 뿌리 깊숙히 인식되있어 화장문화를 받아들이기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 매장문화를 고집한다면 가뜩이나 땅이 부족한 우리나라에 묘지부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큰 문제로 대두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지난 5월말부터 6월 중순까지 무연분묘 일제정비에 따른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다. 현장을 다니며 연고자가 없는 무연분묘들을 보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울창한 숲 한가운데 자연경관을 해치며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분묘, 과수원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분묘, 훼손이 심하게 되어 육안으로는 묘지로 구분이 되지 않는 묘 등을 보며 매장문화에서 화장문화로의 인식변화가 시급하다고 느껴졌다.

외국의 예를 살펴보면 우리에게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다. 남아메라카의 푼타아레나스 시립묘지, 파리의 페르라쉐즈 묘지 등 우리에게는 혐오시설로 인식되있는 공동묘지가 납골묘 형식을 띄어 면적을 적게 차지하면서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고, 주변환경들과 조화되어 산책로 및 자전거 도로 코스 등 혐오시설이 아닌 도심 속 쉼터 및 관광명소가 되어주고 있다고 한다.

묘지라 하면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우리에게 묘지도 이용하는 방법에 따라서 쉼터 및 관광쉼터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인프라가 갖춰졌더라도 가장 필요한 것은 화장문화에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인식변화일 것이다.

매장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해마다 묘지들은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저출산 및 사회변화에 따른 핵가족화가 심해지면서 무연고 묘지 또한 늘어날 것이다. 이제 화장은 선택에서 필수라 생각된다. 옛 선조들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의 자손들을 위해서, 더 나아가 우리국토와 후손들을 위해 화장문화로의 인식변화가 필요할 때다.

정  철
서귀포시 남원읍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