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민에게 비쳐진 제주발전 연구원
제주발전연구원 측이 지난 20일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런 말을 했다. “1997년 개원(開院) 이후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연구업무를 많이 수행해 왔다”고 말이다.
그러나 제주도의회의 창(窓)에 비쳐진 ‘발전연구원 상(像)’은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적어도 이날 업무보고에서 도의원들의 질타를 보면 그렇다.
한 의원은 “제주의 현안 사업들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본적이 있느냐”고 묻고, “도정 현안들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할 기관이 도지사의 하청을 받거나 이중대 같은 역할을 하는 건 아니냐”고 따졌다.
또한 그는 “제주발전 연구원에는 박사급 연구원만도 20여명으로, 올해 총 인건비만 18억 원에 달한다. 앞으로는 도지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도민들을 위해서 일해 달라”고 쓴 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밖에 다른 의원들도 발전 연구원에 불신의 목소리만 쏟아 놓았다. “독립성 부족 탓에 도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 “도정의 논리만 대변해 주는 눈치 보기 기관으로 전락해 버렸다” “왜 제주도 용역에만 의존하느냐” 등 비판 일색이었다.
우리는 발전연구원에 대한 도의회의 이러한 부정적 시각이 곧 도민들의 시각임을 안다. 발전연구원은 의회의 시각이 마치 도민들의 시각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본다면 큰 잘못이다.
“제주발전연구원이 무엇 하는 곳이냐” “도지사의 잘, 잘못조차 가리지 못하고 합리화 일변도의 논리나 펴 주는 곳이 제주발전연구원이냐”는 비판의 소리가 도민들 사이에서 들려 온지 꽤 오래다. 발전연구원은 의회의 시각이 도민의 시각임을 깨닫고 새로 태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