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서 제주의 정성룡ㆍ조용형 맹활약

그리스에 이기고 아르헨에 졌지만 "나이지리아 꼭 이긴다"

2010-06-17     고안석 기자
정성룡(25·성남) 선수가 제주와 인연을 맺게된 때는 고등학교 시절.
경기도 광주중학교에서 축구를 배웠던 정성룡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 서귀포고등학교에 둥지를 틀었다.
정성룡은 원래 골키퍼 출신은 아니었다. 중학교때 그의 보직은 수비수.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우연찮은 기회에 정성룡은 골키퍼의 매력에 푹 빠진다.
이때부터 정성룡은 훗날 이운재같은 골키퍼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기 시작했다.
정성룡은 2002년 박성화 감독이 이끌던 U-19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자신의 갖고 기량을 유감없이 뽐냈다. 하지만 그해 두 번의 국제대회에서 출전하지 못하며 불운을 맛봤다.
이런 쓴 맛 때문일까. 2006년부터 정성룡이란 이름 석자를 국민들 가슴속에 각인시켰다.
2007년 K-리그 우승,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발탁 등 차세대 골키퍼로서 그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해 A매치 첫 데뷔. 정성룡에게는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지켜보면서 막연히 저 무대에 서고 싶다던 정성룡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 선발 출전. 정성룡은 기회가 오면 반드시 잡겠다던 자신의 약속처럼 기회를 잡았고, 무실점으로 그 기회를 살렸다.
한국대표팀이 남아공월드컵에서 어느정도 도약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 도약 속에는 한국의 골문을 지키는 정성룡이 함께할 것이다.
제주유나이티드 간판 수비수 조용형(27·제주유나이티드)이 대표팀에서도 주축 수비수로 한국의 뒷문을 단단히 지켜내고 있다.
조용형은 초등학교 4학년때 축구를 시작했다. 부모님은 혹시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걱정을 뒤로 한 채 조용형은 묵묵히 자신의 축구 인생을 설계해 갔다.
조용형은 2005년 현 제주유나이티드 전신인 부천 SK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1년간 부천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조용형은 2007년 성남일화로 자리를 옮겼고, 2009년에 제주유나이티드와 인연의 끈을 맺었다.
하지만 프로생활에 녹녹한 것만은 아니었다. 수비수인 만큼 자신의 단 한번의 실수로 팀이 패할 때면 자괴감에 빠지곤 했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부모님도 속이 속이 아니었다.
제주유나이티드로 자리를 옮긴 2009년 제주는 14위로 리그를 마감했다. 이미 2008년 태극마크를 단 조용형에게 수비수로서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 이때 제주는 실점률이 13위였다. 당연히 수비수였던 조용형에게 의심의 눈초리가 몰렸다.
하지만 그런 의심은 올해 제주가 팀간 최소 실점으로 리그 2위를 달리며 사라졌다.
또한 12일 열렸던 남아공월드컵 B조 첫 경기인 그리스전에서 상대편 장신의 공격수를 꽁꽁 막으며 완전히 종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