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어…, 5골 차이네
성남일화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팀 알 이티하드에게 불의 일격을 당하면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권좌를 내주었다.
성남은 3일 있었던 알 이티하드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알 이티하드에게 무려 5골을 내주면서 무릎을 꿇었다. 전반 2-0으로 끌러 갈 때만해도 설마 했었는데 후반들어 공격 위주의 경기를 펼치다가 역습을 당해 3골을 내줬다.
공격은 알 이티하드 수비수들에게 그대로 노출되면서 일방적인 경기를 하면서도 이렇다할 득점을 올리지도 못한채 단 한방의 역습 패스로 무너져 버린 것이다.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말문이 막혔다. 적진에서 일방적인 편파 판정에도 3-1 대승을 이끌어낸 성남이 그것도 자신의 홈구장에서 무참히 패배했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충격 그자체였다.
승리를 자신했던 성남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자 할말을 잃은 표정들이었고, 관중들도 멍하니 넋을 놓았다.
정말 어리석은 플레이로 명문구단으로의 명성이 먹칠을 한 셈이다. 이게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당연히 이길 것이라는 막연한 자만심때문에 한국축구의 위상에 큰 상처를 준 것이다.
이 충격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여준 국가대표팀의 연이은 부진과 맞물려 조기에 벗어나기는 힘들 것 같다.
선수출신 박사들이 모여 한국 축구의 중흥을 이끌겠다면서 만든 한국축구연구소는 작금의 한국 축구를 단 두마디로 표현했다. ‘위기’다는 것이다. 정말로 이 말은 성남의 일전을 보면서 뼈저리게 통감한다.
뜨뜨 미지근한 느슷한 플레이, 정신적 해이, 투지부족 등은 그동안 우리 한국축구가 보여준 팀칼러를 퇴색시켜 검정색도 아니요, 흰색도 아닌 회색의 느낌을 주고 있다.
질 때 지더라도 축구팬의 가슴속에 뭔가 각인시킬 수 있는 플레이가 아쉽다. 다음달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독일팀과의 친선경기를 하는데 지금부터 걱정이다. 설마 두자리 수 차이로 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