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백신 사건' 입씨름 할 때인가
‘돼지 콜레라 백신 항체 발견 사건’은 지난 5년간 자랑스럽게 유지해오던 ‘돼지 전염병 청정지역’이라는 제주의 유명 브랜드를 일거에 박살내고 돼지 고기 대일수출도 중단되는 등 제주 양돈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그러나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나고 있는 현재까지도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돼지백신 항체 발견’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앞에 두고서도 업체와 도 축정당국간 책임전가식 입씨름만 계속하고 있어 ‘충격적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는 느낌이다.
‘백신 항체’가 발견됐던 양돈 업체 측은 1일에도 “자체 예방 접종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축산 진흥원 접종’ 또는 ‘자연발생’의 가능성 등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양돈업체측이든 축산 진흥원측이든 누군가에 의해 백신이 접종 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 도 축정당국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외부균주 유입에 의한 자연발생 가능성은 1백만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렇지 않다면 백신 접종을 한 타지 돼지가 들어왔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어느경우든 분명 원인제공자는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막무가내로 “했다” “안했다”로 실랑이만 계속하고 있으니 정말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알려진 바로는 백신 항체 발견 돼지는 한 양돈사업장에서만 28000마리나 된다고 했다.
이렇게 많은 수의 돼지에 대한 접종 경로를 보름이 넘도록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사건을 유야무야 덮으려는 속셈이 아니라면 상식적으로 납득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사건은 유야무야 덮을 일이 아니다. 제주의 전체 축산 방역 체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손봐야 할 만큼 중대한 사건이다.
제주축정당국이 명운을 걸고 철저하게 파헤쳐야 할 당위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입씨름으로 허송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역학조사 등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서 빨리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그래야 대책을 마련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