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어디서 고성방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2010-04-15     제주타임스

충무공 이순신장군께서 쓰신 시조에 보면 한산섬 달 밝은 밤에 구국의 시름에 잠겨있을 적에 어디서 들리는 일성호가(一聲胡?)에 애가 타셨다고 한다. 오직 나라와 백성의 평화를 위해 헌신하셨던 충무공 이순신장군!
장군의정신은 우리 역사의 자랑이요 대한민국의 고귀한 얼로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충무공정신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작금의 달밤이나 임진왜란 시 한산섬의 달밤이나 다름이 없건만, 일성호가는 간데없고 고성방가가 남의 애를 끊어대고 있으니 한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취소란이나 고성방가의 전주는 음주이다.

술을 마실 때는 이순신장군의 고귀한 정신을 찬양하며 마시겠지, 구국의 시름(?)으로 한잔 더 원샷을 하겠지. 허나 마시고 나면 일성호가에 애를 태우는 게 아니라 주취소란 고성방가로 남의 애를 깨우고, 남의 평화를 깨고…, 좀 전의 충무공정신은 어디로 갔는지.

경범죄처벌에관한법률 1조 26호에 보면 주취소란이나 고성방가를 한 자는 5만원의 과태료에 처한다고 명시되어있다. 숭고하게 정신에서 정신으로 이어져야 할 평화수호의 정신이, 스스로 지켜지지 못하고 법에 의해 강요되어야 한다는 게 현세대를 사는 우리들의 슬픔이 아닌가.

비록 구국의 시름은 아니지만 힘찬 내일을 위해 숙면을 취하는 사람들의 애를 끊는 주취소란 고성방가야 말로 이순신장군이 들었던 일성호가에 비할까, 주취소란이나 고성방가를 내지르는 사람들이야 말로 이순신장군의 애를 태우던 왜구에 비할까(당연히 왜구가 훨씬 더하지만), 후손들을 내려다보시는 충무공께서 고성방가에 애가 타고 있지는 않는지.
오늘밤도 달이 뜨겠지, 그리고 고요한 평화도 오겠지,
오늘밤에는 영면하시는 충무공께서 고성방가에 놀라 깨지 않기를…

강  동  진
제주서부경찰서 노형지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