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수구초심(首丘初心)
수구초심. 이 말은 예기(禮記) 단궁(檀弓) 상편에 나오는 말로 여우가 죽을 때에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둔다는 뜻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렇듯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한결 같을 것이다.
잘나고 못나고의 구별이 없고, 남녀노소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고향을 떠난 지가 오래되고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생활할수록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애절한 마음으로 다가올 것이다.
지난 2월 이러한 마음을 담은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재통영 제주특별자치도 우도면민회 정기총회가 그것이다. 필자도 이 행사에 우도 자생단체장들과 함께 방문하여 상호 교류의 장을 가진바 있다. 정말로 고향에 대한 따뜻하고 애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제주시 우도민들이 통영시에 터전을 마련한 것은 지난 1971년이다. 그 당시에는 가난했던 시절이라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하여 고향을 등져야만 했다. 우도민들의 타향에서 나잠업에 종사하면서 생활한지도 이제 40년이 되고 있다. 그동안 우도인들이 무연고 지역인 통영에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엄청난 고난과 역경이 세월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도면민들은 제주인 특유의 개척성과 근면성을 바탕으로 우도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잊지 않고 끈기를 갖고 생활한 결과 지금은 떳떳하게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사는 곳이 곧 고향’ 이라는 말이 있듯이 통영시의 발전과 미래를 위하여 헌신적인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잘 사는 통영시 건설에도 일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날 주요 관심사항은 고향에 계신 분들과 통영에 계신 분들의 안부와 옛이야기로 정겨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였는데 가슴의 뭉클하기만 했다. 특히 고향에 대한 소식과 통영에서의 생활상이 가장 큰 이야기꺼리 중의 하나였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꺼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는 재외면민과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장을 마련하는 한편, 고향소식에 목이 마른 출향인사들에게 SMS문자서비스를 보내드리고, 각종 행사시에 초청하며, 소식지를 보내드리는 등 출향인사의 관심사항을 충족시켜 드려야 할 것이다.
또한 면민들이 사는 지역에서는 잠수 작업시 반복되는 기압차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도록 치료용 고압챔버를 갖추어 잠수어업인의 건강보호를 도모함은 물론 마을어장 자원조성사업과 다양한 잠수 복지시책 사업을 지원해 잠수 어업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노력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사회에서는 직업 등의 사유로 누구나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이 ‘사는 곳이 곧 고향’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이웃을 생각하고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베풀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해나갈 때 밝고 활기찬 사회를 이루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강 진 우
제주시 우도면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