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통원씨 '빛과 그늘' 시집 펴내
濟州의 4월은 죽음의 달이라고 말한다.
시인에게 제주4․3은 끔직한 악몽이다.
총소리로 시작하여/불길로 타오르고/피비린내로 끝이 났다.
이 마을 저 마을 이르는 곳마다/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는 통곡과 오열이
喪輿도 없이 죽음의 행렬을 뒤따르고/세월은 슬픈 기억을 간직한 채/아픈 가슴을 어루만지며/역사으로 가고 또 가버렸지만/4월이 오면/오랜 상처가 다시 도져 아리고 쓰리다.
제주의 山野에는/봄꽃들이 4월을 맞이하지만/살갈퀴 이스라지 노루귀/민들레 진달래 미나리아제비/할미꽃 양지꽃 제비꽃/핏빛 제주참꽃나무 꽃도/4월 山바람에/부르르 떨면서 피어난다.(강통원 작=濟州의 4월)
강통원씨가 빛과 그늘이란 시집을 내놨다.
강 씨는 그냥 미발표작으로 남겨 두려고 작정했으나, 가족의 권유에 의해 부득이 마지막 작품집이라 생각하고 상제했다면서 나에게는 삶과 죽음, 생명과 반 생명, 이상과 현실 등과 같은 문제들이 갈등을 일으키며 집요하게 따라다녔다.
그런 연유로, 때로는 빛 속에서 그늘을 바라보고 때로는 그늘 속에서 빛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어딘가 밝고 생명적인 것을 지향하는 가운데 역설적인 콘텍스트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집의 제목이 빛과 그늘일까.
시인은 책 속에서 빛이란 존재와 그 밑에 어리는 그늘이란 존재를 극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에게 빛이란 봄이요, 고향이다. 그늘이란 죽음, 황폐화 등이다.
작가는 이런 빛과 그늘 속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희망과 용기, 절망과 낙담일까.
시집은 모두 4집으로 이뤄져 있다.
제1부 숲과 사막에는 ▲濟州의 4월 ▲오름 ▲자투리바다 ▲한라산 조릿대 ▲한두기마을에서 ▲곶자왈 ▲한천 ▲길 위에서 ▲촛불 ▲門 ▲취향 ▲하이브리드 시대 ▲숲과 사막 ▲빅뱅과 빅립 ▲적색거성과 백색왜성 등이 수록됐다.
제2부 억새의 비상에는 ▲억색의 비상 ▲별을 바라보며 ▲無題 ▲蘭을 바라보며1․2 ▲어느 詩人의 죽음 ▲축배를 들고 싶은데 ▲아빠 이야기 ▲봄을 기다리며 ▲봄과 낙엽 ▲매화 ▲직박구리 ▲대나무와 티티새 ▲반역 등이 실려있다.
제3부 이어도에는 ▲늘그막에 1․2․3 ▲밤하늘 ▲제주의한 ▲이어도 ▲꿈1․2 ▲세월이여 ▲암 ▲비바리야 냉바리야 ▲뚜럼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제4부 고향가는 길에에는 고향가는 길에란 시 모두 11점이 실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