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축제로 봄을 연주하자
산야에 막 피기 시작한 들꽃의 향기와 푸르른 보리밭의 물결에서 겨우내 움츠려 있던 봄이 어느 새 우리곁에 성큼 다가와 있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도의 한 해는 축제로 시작해서 축제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섬 전역에서 계절별 혹은 지역별로 그리고 바다에서 한라산에 이르기까지 연중 다양하게 열리는 축제야말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제주만이 간직하고 있는 섬의 신비로움과 진정한 가치를 선사하게 될 것이다.
봄철에는 그 어느 계절보다도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4월에는 국토의 남쪽 끝자락인 가파도에서 열리는 ‘가파도 청보리축제’와 표선면 가시리 일원에서 개최되는 ‘유채꽃잔치’ 그리고 남원읍 수망리 남조로변에서는 ‘한라산 청정 고사리축제‘가 열린다. 또한 5월에는 안덕지역에서 지난해에 이어 ’제주참꽃축제‘가 열리며, 민족의 영산 한라산에서는 민족의 화합과 안녕 그리고 산악인들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제44회 한라산철쭉제‘가 상춘객들에게 멋진 추억을 안겨줄 것이다.
4. 1일부터 5일간 개최되는 ‘제2회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봄 소식을 제일 먼저 전하는 남쪽 섬 가파도에서 열린다는데 그 의미가 깊다고 하겠다. 섬 면적의 대부분인 59ha에 달하는 광할한 면적이 초록빛으로 넘실대는 청보리밭과 손 내미면 잡힐 듯한 푸른바다가 어우러져 연출되는 한 폭의 수채화에 빠져 보는 것도 색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올 해 2회째인 이 행사는 청보리밭 걷기, 청보리밭 연날리기, 청보리밭 보물찾기, 가파도 어장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으며, 바다에서 갓 건져올린 해산물을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축제의 또 다른 묘미가 아닌가 싶다.
축제는 무릇 지역주민들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고, 즐기고, 체험하면서 하나가 될 때 진정 의미있는 축제라 할 수 있다. 돌아가면 다시 오고 싶고,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하게 되고 이렇게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는 것이다. 지역주민이나 관광객 모두 축제의 연주자라 할 수 있다. 행사를 진행하는 추진위원회나 혹은 지역주민들이 갖는 축제에 대한 열정과 꿈 그리고 관광객과 도민들이 축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한데 어우러져 웅장한 하모니를 연출할 때 명품 축제로 더 더욱 빛날 것이다.
오 승 언
서귀포시 대정읍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