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5분의 여유

2010-03-07     제주타임스

 

현대사회의 일상에서 운전을 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어느 정도의 속도가 필요할까? 사람과 직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출발에서 도착까지 한 구간에서 빠름과 정속의 차이는 5분을 크게 넘지 않을 것이다.

5분! 아주 긴요한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무의미하게 흘려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5분에 의해 삶과 죽음을 결정할 수 있는 무서운 시간으로 변할 수도 있다.

사람의 지각능력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안전을 확보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제한 속도이다.

이 제한속도를 초과하면 할수록 안전도는 낮아진다.(교통경찰들은 통계의 분석보다 더 절실하게 느끼는 사망사고의 원인은 과속운전이라 한다) 과속으로 달릴 경우 사물을 사전에 인식하였다 하더라도 사고는 필연이며 사고의 결과는 인명의 손실이라는 슬픔으로 나타난다.

5분을 빨리 가려는 욕심과 서두름이 나와 내 가족을 상하게 하고 소중한 이웃을 다치게 하는 것이다.

 5분 일찍 나서는 것이 나를 배려하는 마음이고 5분을 즐길 줄 아는 여유로움이 나와 내 이웃을 보호하는 최고의 안전장치인 것이다.

사람이 한 생을 사는데 70-80년이 걸리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부를 쌓아든 명예를 이뤘든, 힘든 여정이든 풍요로운 여정이든, 소풍이 끝나 돌아가는 길은 다 같은 하나의 길이며 결국,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소풍을 보냈는지, 주어진 여정을 무사히 마쳤는지가 삶의 중요한 척도라 할 수 있다.

자의든 타의든 주어진 생을 다 마치지 못 한다면 소풍은 슬픈 만찬이 되고 소풍의 언저리에 자리한 숱한 인연들마저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이 모든 것들과 행복 혹은 불행이 단 5분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면 5분의 여유는 70-80년을 결정하는 운명이 될 수도 있다.

잠시 숨을 가다듬고 무섭고 잔인한 5분을 여유롭게 가슴에 품어보자.

5분의 여유가 이 사회를 행복하게 하고, 소풍 끝나 돌아갈 때 후회 없는 삶이었다고 자평할 수 있지 않을까…

천상병님의 시에서처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추  은  주
제주서부경찰서 노형지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