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주제로 상징성 보여주는 유물 30점 전시

국립제주박물관, 4월11일까지 기획특별전 개최

2010-02-23     고안석

우리는 예부터 호랑이를 두려움과 용맹의 대상으로 여겼다.

또는 다소 해학적인 모습으로 호랑이를 묘사하며 호랑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런 두려움과 용맹과 해학의 대상인 호랑이를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권상열)은 2010년 경인년을 맞아 첫 번째 기획특별전으로 <2010 호랑이를 만나다,
어흥~ 우리 호랑이>를 23일부터 4월1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십이지의 세 번째 자리에 해당되는 호랑이(寅)는 우리 민족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한 동물로 신성성과 친근함을 함께 갖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신화 속 호랑이와 생활 속 호랑이라는 큰 주제 아래 그 상징성을 잘 보여주는 유물 30점이 출품된다.

오래 전 호랑이는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나 신화적인 요소가 강조되면서 두려운 존재에서 지킴이 역할을 하는 수호자로 점차 인식이 바뀌었다.

사신(四神) 중 하나인 백호(白虎)와 산신도에 산신과 함께 그려진 호랑이의 모습은 이를 잘 나타내주는데, 출품된 평양 강서 큰 무덤의 백호도 모사도와 산신도 등을 통해 살펴 볼 수 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호랑이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다채로운 유물들이 함께 소개된다.

호랑이의 용맹성을 닮고자 하는 무인들의 생활도구나 흉배와 같은 의복장식을 비롯해, 그 위엄을 빌어 나쁜 것들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바람이 담긴 호랑이 무늬의 각종 생활용구도 볼 수 있다.

까치와 함께 그려진 해학적인 모습의 호랑이 그림, 매와 함께 그려진 부적, 소나무와 호랑이 모습이 그려진 백자 항아리 등에서도 생활 곳곳에 자리하며 자연스럽게 친숙한 존재로 다가온 우리 호랑이를 좀더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특별전 기간 중에는 관람객이 호랑이 부적을 직접 스탬프로 찍어 보고, 까치와 호랑이 그림을 색칠해 만들어보는 체험 코너를 매일 운영된다. 또한 초등학생이 참여하는 <호호好虎 호랑이>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그리고 매월 둘째․넷째주 토요일에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통해 담당 큐레이터가 직접 전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국립제주박물관은 󰡒호랑이해를 맞아 개최되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호랑이의 당당함과 용맹스러운 기상을 이어받고, 조상들이 우리 생활과 문화 속에 깊이 새겨 놓은 호랑이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