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송도와 제주도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언제부턴가 해외 유명 인사들이 우리나라에 온다면 한번쯤 들러야 할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송도국제도시는 올해부터 2단계(2010∼2014년) 개발이 본격 시작됐다.
020년 도시 조성이 끝나면 다양한 국제회의장, 인천국제공항과의 연계성을 갖춘 최첨단, 친환경 미래도시로 건설될 예정이다.
송도를 떠받치는 힘은 외자유치이지만 현재까지 이뤄진 외국인 직접투자는 3억 2170만달러. 전체 투자사업에 비해 외국인 직접투자는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가 2020년까지 360억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비해 크게 미흡하다. 유치된 투자사업비도 대부분 국내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금융회사가 사업성을 믿고 돈을 빌려주는 것)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
외자유치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중국 · 인도 등 신흥시장이 세계 외국인 투자의 60% 이상을 빨아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세계적인 경기침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외국인들은 아직 개발단계인 송도국제도시보다 집적화된 업무단지를 선호하고 있다.
입주가 시작된 294개 점포가운데 절반 이상이 비어있다. 입주민들은 상권 활성화도 안 된 상태에서 분양업체가 분양만 해 놓고 나몰라라 하고 있으며 근본적으로는 유동인구에 비해서 상가가 너무 많이 지어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 타산지석 삼아야
분양사 측은 신도시 지역의 주상복합의 경우 상권 활성화에 소요되는 시간이 대략 2년 정도라며 향후 유동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말한다.
최근에는 송도국제도시 인구가 3년 만에 거의 배로 늘어났으며 올해 연말에는 인구가 5만6000명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투자유치 전망만 내세운 채 전문성이 없이 개발을 추진하다 보니 건물만 있고 사람은 없는 유령도시가 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단순한 외자유치에서 벗어나 고용창출, 산업고도화, 지역균형 등 국가경제 발전전략과 연계한 투자유치로 전략을 바꿨다고 한다.
인천 송도 국제도시는 뛰어난 접근성과 연세대 등 교육 인프라 구축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제주도의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유정복 국회의원(한나라당)은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국정감사에서 외자유치 실적이 과대포장됐다고 주장했다.
유의원은 “2006년 후반기부터 2009년 상반기까지 2조 7168억원의 투자유치가 있었다고 하지만 이 금액은 외자유치가 아니라 총사업규모를 뜻할 뿐 외자를 유치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KOTRA에서 받은 외국인 투자실적에 의하면 같은 기간 외국인 직접투자신고는 4800억원이며 실제 도착한 금액은 약 370억원에 불과하다”며 “이 기간 동안 전국의 신고금액 대비 도착금액 비율은 69.9%인데 비해 제주도는 7.7%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인천을 보면 외자유치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여실히 알 수 있다. 도민들에게 헛된 꿈을 심어주기위해 이리저리 맞춰서 내세우는 수치가 아니라 진정 내실있는 홍보자료가 필요한 것이다.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가 된 이후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도민들마저 육지로 빠져가는 상황이라면 누가 제주도에 투자를 할 것인가? 살고 싶고 투자하고 싶은 제주도를 만들기 위해 제주도는 부풀리기식 마구잡이 개발과 투자에 눈독을 들이기보다 미래의 자원인 자연환경을 살리고 제주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투자에 집중하는 혜안을 가지길 기대한다.
김 종 현
기획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