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가] 5천원으로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

2010-02-17     제주타임스





최근 기사를 보니 작년 연말에 이어 설 명절을 앞둔 지금 여러 기업과 단체, 개인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앞 다투어 성금을 낸다고 한다.

수십에서 수백, 수천에 이르기 까지 정말 억 소리나게 성금을 낸다고 한다.
(어찌 보면 누가 더 많이 내나 서로 내기라도 하듯이.......)

이는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면 너무나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수익만큼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하는 희생적 가치관을 가졌다면 말이다.

그러나 가끔 신문이나 TV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기사를 보게 되면 왠지 나도 모르게 ‘와~ 정말 사회에 헌신적인 분이시구나’라는 감탄의 말보다 ‘세금 감면이나 기업 이미지 개선 홍보용 이구나’라는 쓰디 쓴 끝말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물론 이웃을 사랑하는 진심어린 마음으로 성금을 내고 사회적 지위에 맞게 존경을 받는 기업과 개인들도 많을 것이다.

지금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금액의 많고 적음의 차이가 아니다.

누구든 적은 금액이라도 진정한 이웃 사랑의 마음을 갖고 이를 실천한다면 마땅히 사회적 존경과 부러움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방법으로 적십자 회비를 추천하고 싶다.

적십자회비란 국제인도주의기관인 적십자사에 자발적으로 각 개인이 회비로 내는 구호기금으로 구호사업, 사회봉사사업, 혈액사업, 의료사업, 지역보건사업, 특수복지사업 등 사랑과 봉사의 인도주의 사업에 긴요하게 쓰여지는 기금이다.

적십자사는 1년에 한번씩 회비모금을 위하여 각 가정에 5천원의 금액을 세대주에게 납부를 권유하고 이를 재원으로 앞에서와 같이 인도주의 사업에 쓰이고 있다.

일전에 친구와의 대화내용이다.
“생활비도 빠듯한데 적십자 회비 꼭 내야 되는 거야?”
나는 “의무는 아니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는 돈이니 내면 좋겠다.”라고 답하자 친구는 “자율적이면 낼 이유가 없어”라고 몇 마디 주고받은 적이 있다.

어떻게 보면 5천원이라는 돈이 크고 아까워서 선뜻 내키지 않을 수 있다.

그것보다 내가 대화에서 느꼈던 점은 5천원이라는 금액을 단순히 힘든 노동의 대가로 받은 화폐가치로만 여기고 이웃을 위해 베풀 수 있는 따뜻한 이웃사랑의 매개체로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린 과연 5천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담배 2갑.....라면 6개들이 1봉지...... 에스프레소 커피 2잔 정도나 살 수 있을까?
실제로 우리가 생활속에서 5천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제목처럼 거창하게 5천원으로 사랑을 전한다? 이도 어쩌면 요즘 같은 고(高)비용, 고(高)물가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한 것은 차갑고 딱딱한 화폐 꾸러미가 아니라 적지만 이웃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다.

5천원으로 전하는 이웃사랑의 실천, 오늘부터 함께 시작해 보자.

오  진  욱
서귀포시 천지동주민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