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서귀포시청의 공부벌레들
2010-02-15 제주타임스
1980년대 초반 모 TV방송사를 통해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된 적이 있었다.
극중에서 주인공 하트는 킹스필드 교수로 대표되는 교수들의 엄청난 숙제들을 토론식 연구모임인 스터디그룹을 운영하여 해결하고 나중에 법학도로서 인정을 받게 되는 법대생들의 학구열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로서, 중·고등학교 때는 우등생이었는데 대학에 들어가서는 공부와 담쌓는 그 당시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에게 큰 반향과 함께 토론식 연구 모임인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공부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스터디그룹은 관심분야가 같은 사람끼리 모여 연구하고 공부하는 목적도 있지만 선배가 후배에게 경험을 통해 쌓아올린 노하우를 전수하는 교육의 장과 함께 우정도 돈독히 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물론 우리 시청에도 등산, 축구, 자전거, 사진 등 취미를 같이하는 동료들끼리의 모임은 활성화 되어 있지만 직무와 지역의 현안과 관련된 공부를 하는 모임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무원 윤리헌장 실천 강령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공무원은 전문지식과 기술을 부단히 연마하여 부여받은 업무를 창의적으로 개선시켜 나가도록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업무분야, 지역 현안에 대해 관심 있는 직원들끼리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정보도 교환하고, 토론하고, 전문가 의견도 듣고 그래서 협의하여 과제에 대한 성과물을 도출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올해 우리 시정은 ‘희망’ ‘창조’ ‘자신감’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시민과 함께 우리시의 비전을 새롭게 창출하는데 행정역량을 집중해나가야 하는 아주 중요한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3대 키워드에 대한 공직자 스스로의 아이디어나 정책 발굴 없이 어떻게 시민들에게 ‘희망’과 ‘창조’를 이야기 하고 ‘자신감’ 회복을 강조할 수 있을까.
우리시가 갖고 있는 강점과 문제점들을 시민이나 공직자 모두 똑같이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공직자는 달라야 한다. 강점에 대해서는 더욱 보완 발전시켜 나가고 문제점에 대해서는 단순히 문제가 있다가 아니라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의 해법까지 시민들에게 제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행정 전문가들도 ‘행정과 지역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일선 공무원’이라면서 ‘이들이 자발적으로 행정개혁과 지역 현안 해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구 및 스터디 모임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열정과 창의를 갖고 시작한 공직이 언제부터 인가 처음의 열정과 창의는 사라지고 현실에 안주하여 지역현안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업무처리는 매너리즘이라는 큰 구렁텅이에 빠져 버린 나 자신을 반성하면서 우리시청 직장 동료들에게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는 못될지라도 서귀포시청의 공부벌레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감히 제언해본다.
김 홍 관
서귀포시 총무과 인적자원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