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억 투입 전자교탁 보급 ‘논란’

도교육청, 교단선진화 위해 ‘나무교탁’ 교체
전교조, “교사 65% 부정적 의견…예산 낭비”

2010-02-08     좌광일

제주도내 일선 학교 교실에 설치된 ‘나무교탁’을 ‘전자교탁’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교단선진화 장비”라며 적극적인 사업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전교조 제주지부는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라며 사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선 것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올해 114개 학교의 일반교실에 설치된 교탁 2394개를 전자교탁으로 교체하기로 하고 지난달 전국 26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전자교탁 시연회를 열었다.

전자교탁은 최신 컴퓨터를 비롯해 음향장치, 판서모니터 등이 설치돼 기존 대형 영상장비와 연동한 수업이 가능한 탁자를 말한다.

교체 비용은 1대당 350만원 정도로, 도교육청은 이 사업에 83억7000만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 제주지부가 ‘혈세 낭비’라며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이날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를 앞두고 교육감의 치적으로 삼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이렇게 집행해도 되는가’라는 현장 교사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교조 제주지부가 최근 도내 초.중.고교 교사 6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자교탁 사업의 예산책정 적절성을 묻는 질문에 72.3%가 ‘예산 낭비’라고 답했다.

특히 전자교탁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65%가 ‘당장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없어도 된다’ 등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필요하다’는 응답은 12.1%에 그쳤다.

이 사업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활용도에 비해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라는 응답이 45.3%로 가장 많았고 ‘교육활동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19.4%), ‘자원낭비’(9.8%), ‘관리가 어렵고 AS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8.1%) 순이었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제주 교육의 현실을 감안할 때 교단선진화보다 오히려 교육 복지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동지역 학교까지 급식비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이 사업은 지난 2008년 읍면지역 초중학교 도입시 낡은 교탁 교체요구가 있어 추진하는 사안”이라며 “오는 2011년부터 e-교과서 및 디지털 교과서 등이 도입되는 만큼 교육의 효율성을 위해 불가피하다”며 사업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