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조합장 선거 과열 혼탁 조짐

지방선거 앞둬 상반기 집중…금품 살포 루머
선관위, 기부행위ㆍ특정직 약속 후보ㆍ조합원 고발

2010-02-04     임성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내 곳곳에서 잇따라 실시되고 있는 일선 농협조합장 선거가 과열 혼탁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4일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와 농협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23개 농협조합 가운데 1~2월에만 13군데 지역에서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6일엔 감귤협동조합을 비롯해 함덕.조천.구좌.한경농협 조합장 선거가, 27일엔 남원.중문.성산.서귀포농협.서귀포수협 조합장 선거가 동시에 실시된다.

3월 3일엔 추자도수협조합장 선거가 예정됐다.

대부분의 선거 양상이 전현직 조합장과 임원의 맞대결이나 3파전으로 치러지면서 과열되고 있다.

접전을 벌이는 지역에선 특정 후보가 이미 금품을 제공했거나 선거 막판에 돈을 뿌릴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실제 제주시선관위는 6일 실시하는 모 농협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조합장 지위를 이용해 조합원에게 물품을 제공하도록 직원에게 지시, 기부행위를 한 혐의로 후보자 A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또 당선이 되면 특정 직(職)을 제공받기로 약속한 조합원 B씨도 고발했다.

농협조합법은 직을 제공하겠다는 의사 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 직을 제공받거나 그 제공의 의사표시를 승낙하는 행위 또는 그 제공을 요구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농협제주지역본부가 연초부터 집중되고 있는 조합장선거에서 후보자 간 비방과 부정선거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명선거 특별대책을 마련하고 후보자와 유권자인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공명선거 실천결의를 했지만 헛수고가 될 까 우려되고 있다.

6일 도 전역에서 1만1000여명의 가장 많은 선거인수로 치러지는 감협 조합장 선거의 경우 선관위가 위탁관리하는 농수협조합장 선거와 달리 자체 선관위를 가동하고 있어 불법선거운동을 감시 단속하는데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선관위는 "특정후보자들이 금품을 제공했거나 제공할 개연성이 있다는 소문 등으로 선거 분위기가 혼탁해지고 있어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며 "물품을 제공받는 조합원들에게는 조사결과 등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6일 실시되는 감협조합장 선거에는 김기훈 조합장(63)과 강응선 전 감사(49)가 출마했으며, 함덕농협 조합장 선거는 6선에 도전하는 한정삼 조합장(67)과 고금석 전 농협 상무(58.제주흑마늘영농조합대표) 2파전으로 치러진다.

조천농협 조합장 선거엔 4선에 도전하는 한영택 조합장(66)과 김진문 전 농협 상무(55)가 맞붙고 구좌농협 조합장 선거는 부인하 조합장(49)과 오영진 전 조합장(57), 부두혁 전 농협 전무(60) 3파전으로 치러진다.

한경농협 조합장 선거는 김동호 조합장(58)과 김도형 전 조합장(67), 김창소 전 한경면 부면장(60)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