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대 터에 전망대’ 문화재 훼손 논란
제주시, 느지리오름 정비사업…'만조봉수' 둔덕 등 파헤쳐
2010-01-26 한경훈
26일 시민 등에 따르면 제주시는 지난해 말 한림읍 상명리 소재 느지리오름에 산책로를 개설하고 정상에는 전망대도 조성했다.
그런데 전망대가 설치된 곳은 조선시대에 설치된 봉수대인 ‘만조봉수’가 있던 자리여서 조상의 얼이 담긴 문화재를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이번 산책로 개설을 위해 봉수대의 구조인 원형 둔덕을 파헤치고, 전망대는 연기를 피우는 봉덕이 있던 자리에 건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내에는 12개의 봉수대가 있었으나 복원된 곳은 건입동의 ‘사라봉수대’가 유일하다. 나머지 봉수대 터에는 산불감시초소나 군경 관련 부대들이 들어서서 교육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조봉수까지 훼손되면서 제주시의 문화재 행정에 대해 실망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영철 씨는 제주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산책로가 필요하다면 봉수대를 피해서 개설하면 되지 문화재를 훼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전망대 시설은 철거하고, 둔덕 시설도 원래대로 해 전체적으로 봉수대의 원래 모습을 복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봉수대는 통상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하는데 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봉수대가 있었던 느지리오름 정상에 전망대를 설치했다”며 “이 곳은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 아니어서 전망대 설치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