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서민생활 보호를 위한 농산물 범죄예방활동

2010-01-11     제주타임스

“할머니, 마늘을 담아둔 망을 직접 보시면 아시겠습니까?”

“아니, 몰라”

“네...”

“그런데 우리 마늘은 이렇게 생겼으니까, 이렇게 생긴건 우리꺼라”

“네?....아.... 네”

말이 끝난 이후에도 도난피해 할머니는 마늘 몇 쪽을 더 까며 나에게 보여주신다.

“봐보라. 우리껀 이추룩 막 크주게..”

“네.. 할머니 꼭 제가 찾아드리겠습니다”

마늘 도난 신고 접수를 받고 현장을 찾은 나는 이렇게 한동안 쩔쩔맸다.

피해장소는 마늘밭 앞 노상, 피해액은 마늘 2망(20Kg) 시가 약 2 ~ 3만원, 할머니는 마늘작업을 한 후 마늘을 마늘밭 앞에 차곡차곡 쌓아놓았는데 그 중 망 2개가 없어졌다고 하시며 꼭 잡아달라고 당부하신다.

할머니께서 주시는 마늘 몇 쪽을 집어들고는 관내 시장으로 가서 상인들을 상대로 마늘을 소량으로 팔러온 사람은 없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판매중인 마늘과 비교를 해보았으나 역시나 허탕이다.

약 2년 전의 일이다. 당시 근무지가 농촌이었던 관계로 이러한 종류의 사건을 더러 접한 적이 있다.

농산물 도난의 경우 도난피해 이후 작물의 주인도 잘 알아볼 수 없다는 특성과 함께 대부분의 발생지가 지역경찰관의 순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지역적 한계로 많은 어려움을 내재하고 있다.

이처럼 농산물 절도는 감시가 용이하지 않은 장소적 한계와 일단 절취 후 같은 종류의 농산물과 구분을 할 수 없는 취약점 등의 이유로 많은 농산물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난 피해품은 농부들이 일년여동안 묵묵히 땀흘려 일구어낸 것으로 곧잘 자식같이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농산물 도난 피해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감귤 등 각종 농산물 저장소 및 고가 농기계 보관장소에 대한 방범취약요소 진단과 야간에 주요 도로 등에서 차량검문 등을 실시하고 또한, 농번기 빈집털이 예방을 위하여 예약순찰제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위와 같은 일련의 범죄예방 활동은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더해진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농산물 저장창고 시정장치 보완 등 취약시설물을 개선하고 마을별 자생단체의 야간 순찰활동 그리고 장시간 집을 비우거나 취약시간대 주거지 및 농산물 저장소에 대한 방범순찰을 원할 때에는 예약순찰제를 신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민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지정장소에 대한 순찰을 실시해주는 예약순찰제는 근처 지구대나 파출소에 전화상으로도 신청을 할 수가 있다.

그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서민보호 희망 프로젝트’와 관련 우리 경찰은 지역주민에게 한 발 다가서서 든든한 울타리가 될 것임을 여러차례 공헌한 바 있다.

실제로 위와 같은 활동이외에도 서민보호 치안강화구역 운영 및 소외계층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활동도 추진 중에 있다.

가을이면 섬 전체가 노란 감귤색으로 물든다 하여 생긴 영주십경 중의 하나 ‘귤림추색’
일년간 농부들의 노고에 대한 배려와 보답의 가을색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올해 가을은 농부들의 피땀 어린 농산물 도난 피해가 없기를 소망해본다.

송  창  훈
제주서부경찰서 생활안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