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이혼 증가율 심각하다

작년 사상 처음 1500건 돌파…경제난 영향 큰 듯

2010-01-10     김광호

제주지역 이혼 증가율이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연간 많아도 1400건 대를 넘지 않았던 협의이혼 건수가 지난 해 1548건으로 사상 처음 1500건(쌍)을 돌파했다.

도내 협의이혼 건수는 2004년 1418건으로 정점을 이룬 뒤 2005년 1348건, 2006년 1300건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특히 2007년 1127건에 이어, 2008년 1190건으로 1100건 대를 유지하면서 모처럼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가 싶더니 지난 해 다시 폭증세로 돌아섰다.

이혼율 증가는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제주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 왔다.

그나마 2007년에 이어 2008년 이혼율이 뚝 떨어지면서 ‘이혼율 높은 도(道)’라는 말이 사라지는 듯했다.

대법원은 해마다 높은 이혼율이 지속되자 3주간 협의이혼 숙려기간을 줬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자 2008년 6월부터 숙려기간을 최대 3개월까지로 대폭 연장했다. 양육할 자녀가 없는 경우 1개월, 자녀가 있는 부부 또는 부인이 임신 중인 경우에는 3개월의 숙려기간을 줬다.

협의이혼 숙려기간은 법원에 협의이혼 신청서를 제출했더라도 해당 부부에게 좀 더 신중히 생각해 결정할 기회를 주기 위한 제도이다.

법원의 숙려기간 확대 조치는 이혼은 무엇보다 자녀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이혼으로 인한 결손 가정에서 비행을 저지르는 아이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재판상 이혼 건수까지 포함할 경우 연간 도내 전체 이혼 건수는 1600건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연간 도내 결혼자는 약 3000쌍(건)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비교한다면, 그 절반에 해당하는 부부들이 헤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 법조인은 “성격, 감정, 폭력이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요즘은 가계 곤란 또는 생활 파탄으로 인한 이혼이 늘고 있는 것같다”며 “가장 큰 문제인 자녀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이혼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