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 매립지 ‘돈 먹는’ 애물단지 전락

잦은 월파, 재산피해 및 시민안전 위협…재해위험지구 지정

2010-01-04     한경훈
제주시 탑동 매립지가 막대한 예산을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잦은 월파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근본적인 대책을 위해선 조성비를 웃도는 돈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공유수면 매립사업으로 이뤄진 탑동 해안가 1.2km 일대 23만7965㎡를 재해위험(해일)지구로 지정․고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풍랑주의보 및 경보 발령 시 높은 파도가 파제벽을 넘어 각종 시설물 피해 및 시민안전을 위협하고 있음에 따라 국비 확보 등을 통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탑동지구 재해위험 해소에는 48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시는 추산하고 있다.

탑동 해안가의 항구적인 월파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당초 매립공사비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탑동지구 매립공사는 1987년 7월 착공, 1991년 12월 준공됐으며, 총 공사비는 300억원이 들었다.

그러나 준공 20년만에 태풍은 물론 강도가 약한 풍랑주의 발령 때에도 월파로 인한 재산피해 등이 속출하면서 천문학적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근본대책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탑동 해안가 일대에 테트라포드(일명 삼발이)를 깔거나 바다 앞쪽에 파제벽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어떤 공법을 택하든 최소 수백억원의 사업비 확보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괜한 사업을 했다”는 탑동 매립사업에 대한 비판론도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탑동매립지 정밀안전진단 용역이 오는 8월말 완료되면 그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