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미술관 '섬에 사는 호랑이' 기획전
작품 25점 선보여…각양각색의 호랑이 그림 감상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은 2일부터 2월17일까지 <섬에 사는 호랑이> 기획전을 마련한다.
2010년 경인년을 위해 마련된 <띠전> 형식으로 마련된 이번 기획전에는 호랑이 관련 민화 10점과 호랑이 관련 제주작가 작품 15점 등 모두 25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품창, 김현주, 박성배, 양경식, 양원석, 오승용, 오승익, 유종욱, 허문희, 현덕식, 홍보람씨 등 모두 11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이중섭미술관 기획전 <섬에 사는 호랑이>展은 바로 일상생활 가운데 중요한 통과의례 때마다 십이간지 사상을 적용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의 모습을 되새겨보고자 마련했다.
제주는 호랑이 문화권이 아니다. 호랑이 문화권은 내륙지방의 문화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육지 문화의 산물이다. 역으로 제주는 해양문화권이기 때문에 호랑이를 신으로 모시지 않는다.
이번 기획전은 이런 이유 때문에 호랑이가 살지 않는 제주섬에서 마련됐다.
호랑이가 살지 않는 섬에 사는 화가들의 무의식의 세계를 형상적으로 접근해 보자는 것이 참뜻이다.
그러나 이번 기획 의도가 단지 화가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 제주에 사는 도민이나 이중섭미술관을 찾는 국·내외 관람객들에게도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번 기획전에는 11명의 청년·중진 화가들이 참여했다.
김품창은 호랑이가 공포와 위협으로 상징되는 것과 달리 인간과 호랑이의 친화적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동화적 상상력은 까치와 호랑이의 확장된 인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김현주는 기호로서 호랑이에 접근한다. 사실적 대상을 압축하거나 생략하여 단순한 상징적인 기표(記標)로서 게임의 의미를 부여한다. 그에게 호랑이는 호랑이를 드러내는 유희적 기호이다.
양경식은 호랑이의 권위를 패러디한다. 우뚝 서있는 자세이지만 왜곡되어 있는 형상이다.
그가 표현한 호랑이 형상의 사실적 이미지는 호랑이에 대한 형식 분석적 의미를 띠고 있다.
박성배는 집어등의 불빛으로 번쩍이는 호랑이의 눈을 보여주기도 하고, 별빛을 통해 호랑이의 위엄을 가시적으로 표현하는 등 공간 지각적인 위트를 보여준다.
양원석은 호랑이의 웅크린 자세를 섬의 형태처럼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의 그림 안의 호랑이는 우리의 이웃으로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 속에 들어와 있다.
매우 정교하게 그려진 오승익의 전형적인 호랑이상을 통해서는 시·공간을 초월해 그의 인식 안에 내재해 있는 변함없는 호랑이의 위엄을 엿볼 수 있다.
홍보람은 호랑이의 형상을 해체하여 면과 형태, 색체로 접근하고 있다.
추상적인 형태들은 분해와 재구성된 디자인적 요소로 표현되었다. 경쾌하리만치 발랄한 표현들은 면과 색체의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현덕식의 호랑이는 강렬한 눈빛으로 표상된다. 대상을 날카롭게 응시하는 것은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작가의 은유적인 시선이다.
오승용의 호랑이에 대한 인식은 꿈속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여러 대상들을 합성해 하나의 괴체(怪體)를 이루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잠재의식 안에 들어있는 기억을 의식의 세계로 이끌어낸 형상이다.
허문희의 호랑이는 외로운 왕으로 묘사된다. 일상에 무료한 왕은 종이배를 띄우며 무상한 세월을 보내는 사람으로 의인화 된다. 목적의식 없이 표류하는 현대인의 소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유종욱은 호랑이의 표정과 자세, 느낌을 다양하게 형상화해 현대를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인물상을 떠올리게 한다. 그의 호랑이는 바로 우리 곁에서 한가족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서귀포시가 주관하고 가나아트갤러리가 후원하고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매표마감 시간은 오후 5시30분이다.
관람료는 일반 1000원, 청소년과 군인은 500원, 어린이는 300원이다.
단체관람인 경우 일반은 700원, 청소년․군인 300원, 어린이는 200원의 요금만 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