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늘 하루만이라도 반성하자

2009-12-30     제주타임스



오늘은 12월 31일. 기축년(己丑年) 마지막 날이다. 내일 경인년(庚寅年) 새해가 밝는다.

올해에는 좋은 일도 많았지만 나쁜 일, 부끄러운 일도 너무 많았다. 그 부끄러운 일 중에는 공직자의 부정부패, 기업인들의 비리, 심지어 전통적으로 순수함을 잃지 않았던 농어업인들의 빗나간 행위 등 너무 마음 아픈 일들이 많았다. 그것이 비록 전체가 아니라 일부라 하더라도 그 수가 너무 많았다.

액면으론 적을 경우 수천만 원에서 수억, 많게는 수백억 원에 이르는 부정부패, 질적으로는 재해복구비, 기초생활자 보조금, 농민 직불금 가로채기 등 파렴치범들이 날뛴 한해였다.

어디 부정부패뿐인가. 여-야 정치인들이 보여 준 추태는 눈뜨고 못 볼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정치인들의 추태와 공직자들의 비위는 국가 안위를 걱정케 할 만큼 심각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자치단체장 216명 중 10%가 당선 무효 된 점, 우리나라 공기업 임직원 중 51명이 구속된 점, 충남 홍성군의 경우 직원 670명 중 무려108명이 집단으로 예산을 빼먹은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지금 대한민국의 공직사회에는 부정부패의 바이러스 균이 신종풀루 이상으로 광범위하고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빌리면 여기에는 “사이비 언론이 결부돼 있다”니 더욱 통탄스러운 일이다.

다른 지방 얘기만이 아니다. 작은 섬지방 제주지역도 그렇다. 작금년 공직자들의 비리가 순수했던 이 지방을 얼룩지게 했다.

기축년을 마감하면서 오늘 하루만이라도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위로는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각료, 국회, 여야 정치지도자들도 지난 한해를 뒤 돌아 보며 반성해야 하고 일반 공직자들도 그래야 한다.
제주 사회도 마찬가지다. 도지사를 비롯한 공무원, 도의회, 그 밖의 다른 공직자들도 잘 잘못을 떠나 한번쯤 반성이 필요하다.

만연된 부패에 건재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 오죽했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토착비리를 척결 하겠다”는 결연함을 보였겠는가. 밝아 오는 경인년이 희망의 새해가 되려면 우선 우리 모두는 반성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