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써야지

2004-11-19     고안석 기자

지난 17일에 있었던 한국 대 몰디브와의 경기를 한다미로 표현한다면 답답한 경기였다는 것이다. 거의 일방적인 경기를 했으면서도 경기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몰디브가 수비위주의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예측은 한국의 코칭스태프에서 충분히 감안했을 것이고 그 수비를 뚫고 골을 넣는 복안도 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전, 후반 경기내내 우리 팀은 중앙에 집중되어 있는 몰디브의 수비를 효과적으로 요리하지 못했다.

결정적인 슛만도 수십번. 그러나 골은 단 2골에 지나지 않았다. 중앙의 두터운 수비를 공략하기 위해선 좌우에서의 활발한 공격이 있어야 하고 페널틱 에어리어 근방에서의 중거리 슛 등을 적절히 해 줘야 함에도 우리 팀은 그렇지 못했다.
고집스럽게 공격루트를 중앙으로 편중, 번번히 몰디브 수비에게 차단당했다.

혹자는 야구는 머리로 하고 축구는 체력으로 한다고 말하지만 축구 또한 야구 못지한게 지략이 필요한 운동경기다. 상대방의 작심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경기에 임할 경우 그것을 역으로 이용한다던가 틈새를 만들어 골을 넣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팀은 지략이 부족했고, 아둔한 경기를 펼친 것이다.

6만여명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입고도 고작 2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는 내년 2월부터 있을 아시아 최종예선전을 걱정하게 만들고도 남았다.
다양한 공격루트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대표선수들 간의 손발을 맞춰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몰디브와의 경기에서 우리 팀이 보여준 모습은 그야말로 화폭위에 그려진 선의 거친 그림, 바로 그 모습이었다. 매끄럽지 못한 패스나, 어설픈 개인 플레이는 그야말로 이전 있었던 0-0의 기억을 되살렸다.

고작 2차예선을 통과한 것을 놓고 안도 한숨을 내쉬야 하는 모습에서 우리 축구팀의 현 주소를 본다. 최종예선이 남아있다. 부디 팬들의 기우를 깨끗이 씻고 독일에 당당하게 입성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