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통일을 위한 준비
우리는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다. 분단의 기간이 오래되면서 문화적인 이질감도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북한과의 폐쇄적인 환경에서 기인한 결과이다. 그러나 최근 탈북자들의 수가 증가하면서 우리는 남북한 국민들 간의 이질감을 더 실감하고 있다.
북한의 식량위기와 인권유린에 따라 탈북자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는데 2002년에 천명 대에 불과하였던 탈북자들은 2006년에는 두 배가 되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더니 2009년 8월까지 총 입국한 탈북자수가 16,947명으로 통일부는 1∼2년 안에 북한이탈주민 2만 명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탈북자들을 대한민국국민으로 통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탈북자들의 자녀들이 우리나라 학교에서 적응에 어려움이 있으며 성인들도 탈북자들끼리 모여 살면서 대한민국사회에 적응하는데 효과적이지 못하고 있다.
북한주민들은 우리나라와 다른 정치 경제적인 가치체제에서 살아왔으므로 한 민족이라는 공통점 못지않게 다른 점도 많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들과 다른 가치와 신념에 대해서 혐오감을 갖기가 쉬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탈북자들이 열악하고 폐쇄적인 체제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감안하여 따뜻하게 대하여야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탈북자들이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무엇인지 배우게 되면서 똑같은 우리나라 국민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독일 통일의 교훈에서 보듯이 통일 비용은 막대하다.
통일독일의 국민들은 잠깐 동안의 통일의 기쁨 뒤에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물론 독일국민들은 통일 후의 문제들을 시간을 두고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진전이 있을 것으로 믿고 싶다.
이들의 고난과 노력을 남의 일처럼 볼 수가 없다.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구서독의 국민들과 구동독의 국민들은 서로의 이질감에 대하여 상호 비난을 하고 있다. 독일의 진정한 내부적 통합은 아직 멀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로 입국한 탈북자들은 북한의 주민이었으므로 이들의 통합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소하면서 통일에 대비한 전략을 세우는 기초자료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수만 명을 우리나라에 잘 통합시키지 못한다면 나머지 전체북한 주민들을 포용하여야 하는 일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독일 통일이 급작스럽게 국제환경의 변화에서 이루어졌듯이 우리도 언제 통일이 되든지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통일은 북한이 내부적인 변화로 정치 경제적인 가치체제와 능력이 우리나라와 차이가 크지 않도록 변화하는 것일 것이다. 북한이 내부의 자체적인 변화가 바람직하게 변화한다면 다행이지만 요행에만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위해서 적어도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입각하여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개개인의 인권이 지켜진다면 그 정부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일 것이기 때문이다.
링컨이 게티스버그 연설의 서두에서 선조들이 미국에 새로운 나라를 세웠으며 자유에서 잉태되었고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다는 신조에 헌사하였다고 말하였다. 자유와 평등이 자연스럽게 모든 사람들에게 수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많은 앞서간 사람들의 희생위에 자유민주주의가 정착된 것이다.
북한 땅에도 자유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번성할 때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평화로운 통일이 이뤄질 것이다. 소수의 독재자들이 아닌 북한 국민들의 인권이 존중되고 국민들을 위한 국민들의 정책이 북한에서 반영될 때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꽃필 것이다.
강 병 철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