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Utd 구자철,“한일전 패배, 초심으로 돌아갈 것”

2009-12-21     고안석

“2개월 전 이집트에서의 영광은 다 잊겠다. 오늘 패배가 좋은 약이 될 것이다.”

U-20 대표팀에서 올림픽 대표팀 체제로 전환한 첫 공식전에서 일본에 1-2로 역전패를 당한 뒤 주장 구자철(20, 제주유나이티드)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내용을 압도하고도 라이벌 일본에 패했다는 것에 2009년 성공적이었던 한국 축구의 대미를 한일전 승리로 장식하려 했던 구자철을 비롯한 홍명보호의 선수들 전원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구자철은 초심을 강조했다. U-20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하면서 큰 관심을 받으면서 자신들도 모르게 자라났던 방심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었다.

이날 개인적으로도 돋보이는 플레이를 펼쳤지만 팀 패배에 대한 책임감 때문인지 침울한 표정을 지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제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한 구자철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데 있어 오늘 패배가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 반성을 많이 했다.

2개월 전 영광에 너무 오래 젖어있었다고 생각했다”라며 정신적으로 한층 무장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2003년 승리 이후 올림픽 대표팀 간의 한일전에서 이어지던 다섯 경기 연속 무승 행진을 끊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경기 전에 그 부분을 많이 생각했는데 오늘도 져서 아쉽다.

우리가 부족했기 때문에 졌다고 생각한다. 오늘 패배를 냉정히 받아들이겠다”라는 게 그의 얘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