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우리 모두 마키터(Marketer)가 되자
2009-12-16 제주타임스
성산읍은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이 있는 자연자원의 고장이다.
특히, 성산일출봉은 도내의 다른 자연유산인 한라산 보호구역과 용암동굴 등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성산리라는 작은 마을에 위치한 지리적 입지와 푸르른 해안변에 도드라진 형태로 그 기운찬 바위를 거침없이 들어올리며 솟아 있어 성산읍의 아이콘이자 제주도 상징의 일부를 구성하는 독특한 자연자원이 되고 있다.
○ 우리들은 흔히 말한다. 최고의 절경, 일출봉이라고! 맞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자랑한다. 다만, 도내와 국내에서만 맴돌아 아쉬움이 크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중국, 일본 등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로 여행을 떠날 때 그들의 뇌리에는 그랜드캐넌, 알프스의 융프라우, 영국의 스톤헨지 등 여럿의 세계문화유산이나 자연유산을 그린다.
○ 그러면 이 시점에서 반대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외국관광객들의 뇌리에는 얼마나 우리의 자연과 문화 유산을 그리고 있으며, 특히 성산일출봉은 얼마나 그들에게 각인되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심각히 생각해본다. 또한, 그 각인의 정도와 거주하는 우리 주민들의 생활과는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를테면 지역주민들의 소득 향상에는 어느 정도 기여하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 몇일전 일출봉 주변 민박집 근처에 현지 확인차 출장수행 중에 근처에서 민박업을 하시는 동네 할머니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 분의 말씀이 하절기와 동절기 방학을 빼고는 조식을 포함한 1인·1박 만오천원짜리 민박용 방의 가동율이 매우 낮다고 한다. 공실률이 연평균 60~70% 이상 되는 것으로 판단되며, 특히 대규모 조직적인 시설민박이나 팬션에 비해 홍보를 비롯한 마케팅 능력이 전무하거나 부족한 소규모 민박 및 자영업자들은 적정 수준의 수입을 유지하기가 더더욱 벅찬 것이다. 이 한 사례가 우리들은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행정이 존재하며, 일출봉이 솟아 있는가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 그동안 성산읍은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곶자왈과 초원 등 지역내 부존자원이 갖고 있는 자연적인 테마에 맞추어 자연정원가꾸기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정비나 식생조성사업을 지속 추진해 왔으며, 앞으로도 세밀하고 다양하게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그 추진의 효과는 심미적인 것이어서 확실하고 계량적인 측정이 어렵지만, 적어도 우리 지역으로 사람과 자본이 모이고 있다는 건 진정한 사실이라 생각한다. 이에 더하여 행정을 함에 있어 특히 시각적인 면에서의 과제는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등의 아름다운 조망을 방해하는 거추장스러운 전신주의 지중화와 공공 디자인의 개념이 도입된 조명시설, 작고 아담하며 토속적인 간판, 기존 건물들의 자연친화적인 개보수와 재도색 등 많은 과제가 산재하고 있다.
○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아름다운 고장을 알리는 홍보 등을 비롯한 마케팅 능력을 배양하고 실천함은 계량화가 곤란했던 소득수준의 증가를 가져오는 데 있어 마침표를 찍는 중요한 행정활동이 된다. 규모를 불문하고 숙박업 등 지역 내의 다양한 시설과 가용자원이 골고루 활용되도록 자원연계와 웹홍보를 비롯한 전략적 마케팅 접근과 실천으로 주민과 투자자 모두가 소득수준향상을 가져오면서 적정한 수준의 상주인구를 유지하는 것, 이것들은 규모의 경제원칙을 떠난 전체적으로 주민을 살피는 순수한 우리 행정의 목적과 100% 일치하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마케팅을 실천하는 마키터(Marketer)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한 형 철
서귀포시 성산읍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