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로 산다"…옛날 이야기

물가 상승률 정기 예금금리 추월

2004-11-18     한경훈 기자

“이자로 산다는 얘기는 완전히 옛말이 돼버렸습니다”
퇴직금 등을 은행에 넣고 생활하는 ‘이자생활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은행에 돈을 맡기고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이 계속 깎여나가는 마이너스 금리의 폭이 더욱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선도은행인 국민은행의 지난 7월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8%. 이 은행에 1억원을 1년간 예금했다면 이자 380만원 가운데 주민세와 소득세 등 세금 62만7000원(16.5%)을 제외하고 317만3000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 7월 현재 물가상승률 3.5%를 감안하면 1억원의 1년 후 가치는 1억360만원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손에 이자 317만3000원을 쥐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원금가치가 하락한 만큼 32만7000원 손해를 본 셈이다.

그런데 이달 들어 은행권에서 제시하는 명목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낮아지면서 원금손실 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콜금리 인하에 따라 지난 15일부터 신규 고객들에게 적용되는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3.5%에서 3.4%로 인하했다. 이자소득에서 세금을 뺀 수령액이 지난 7월보다 33만4000원 감소한 셈이다. 더군다나 물가가 지속적으로 최근 물가상승률이 3.7%까지 오르는 바람에 1억원을 1년간 예금했을 경우 원금손실금액은 86만1000원으로 4개월 새 2.6배가 늘어나고 말았다.

특히 국제유가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올해 연평균 물가상승률이 4%까지도 예상되고 있어 ‘이자생활자’와 서민가계가 느끼는 고통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