晨星岳과 새별오름
신성(晨星)여자고등학교 교지(校誌) 창간호 제호는 ‘새별’이 아니라 ‘샛별’이다. 당연하다. 학교 이름이 ‘신성(新星)’이 아닌 ‘신성(晨星)’이니 말이다. 신성(晨星)의 우리말 이름이 바로 ‘샛별’인 것이다.
매일 같이 새벽녘 동쪽 하늘에 밝게 뜬다하여 샛별이요 신성(晨星)이다. 새별, 즉 신성(新星)은 전혀 다르다. 어느 때 갑자기 밤하늘에 빛을 내며 나타났다가 또 어느 때 홀연히 사라져버리는, 그래서 늘 새로운 별이 신성(新星)이요 새별인 것이다. 신성여고에 ‘샛별오름’이란 동아리가 있다.
최근 ‘해양환경관리공단’이 주최한 ‘제3회 청소년 습지연구 공모전’에서 최고상도 받았다고 한다. ‘샛별오름’이란 동아리 이름이 궁금하다. 물론 ‘샛별’은 학교 이름일 테고 오름은 습지와 연관이 있는 것 같다. 굳이 신성여고의 ‘샛별오름’ 동아리를 한자(漢字)로 표기한다면 ‘신성악(晨星岳)’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들불축제로 유명한 신성악(晨星岳)의 간접 영향도 받았을 법 하다. 그런데 들불축제장인 신성악(晨星岳)이 ‘샛별오름’이 되지 못하고 ‘새별오름’이 된 것은 기이하다. ‘새별오름’이 되려면 마땅히 ‘신성악(新星岳)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들불축제가 시작 된지도 어언 10여년이 훨씬 넘는다.
그 오랜 세월동안 축제장 부근도로 안내판들에는 국-한문 혼용으로 ‘새별오름(晨星岳)’이라고 큼지막하게 표기돼 있다. ‘샛별오름’의 오기(誤記)인 것이다. 혹시 “오기(誤記)가 아니다”라고 고집 부릴지도 모른다. 신성악(晨星岳)의 옛 제주사투리가 ‘새벨오름’이요 벨은 곧 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많은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곳에 꼭 옛 사투리를 도입해야 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만약 그게 필요하다면 ‘새별오름’이 아니라 사투리 원형 그대로 ‘새벨오름’으로 표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현대어를 사용할 바엔 신성악(晨星岳)의 올바른 우리말인 샛별오름이 돼야 옳다.
샛별오름을 새별오름으로 표기하는 것은 사투리 차용에도, 현대어 표기에도 모두 오류를 범하는 일이다. ‘신성악(晨星岳)을 새별오름’이라 하는 것은 하늘을 땅이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김 경 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