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제주시 절물자연휴양림에서
전주일요일에 가족과 같이 제주시 절물 자연휴양림 장생이 숲길을 다녀왔다. 우연히 흑인 중년숙녀와 같이 걷게 되었다. 짧은 영어로 간단히 인사를 했다. 캐나다 대학교수이고 싱글이란다.
그런데 인사 후에 What's concept and recommend for this here (절물 공원의 추전 할 만한 컨셉이 무엇이냐)?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했다.
절물휴양림뿐 아니라 제주 지역에 대해 자랑 할 만한 것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받아 보지도 못한 질문이다.
외국인으로써 당연하고 신선한 질문이었지만 영어실력도 짧고, 제주에 대한 식견도 부족했다. 창피하다고 생각되어 얼굴이 화끈 거렸다. 또 조리 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때 내가 했던 대답은 “Hm....... the Jeju island concept is registration of inheritance nature of the world.(음 ...... 제주의 컨셉은 세계자연유산 등재)”라고만 했다. 그는 등재된 의미(배경)를 물었다. ( would you talking about meaning out of there ) 나는 대답 할 수가 없었다. 잘 모른다고 했다. (I don't know very well) 그는 세계자연유산 등재 된 이 절경 넘어 에는 그 아름다운 절경보다 더 아름다운 진실과 사랑과 자연의 섭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읽었다. 일리가 있는 질문이다.
이게 그 지역의 토종(original)문화다. 우리는 우리의 토종문화를 창조하고 찾아내어야한다.
오늘날 지역문화의 재발견은 국경을 초월한 자본이 자유로운 이동으로 특정 지어지는 세계화(globalization)에 의해 이루어진다.
지역의 경쟁력은 그 지역 문화의 매력을 총칭한다. 문화시장에서 세계화는 한걸음 더나가 역설적으로 지방화(localization)를 통해 다른 지역에서 복제 할 수 없는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제주 세계자연유산등재는 제주만이 것이고 어느 누구도 복제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만이 갖는 차별화된 문화 경쟁력을 소유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세계자연유산을 뒷받침할 스토리텔링(story telling) 문화를 우리세대에서 창조하고 찾아내어서 후세에게 물려 주어야한다. 스토리텔링은 제주의 역사 뿐 아니라 바람, 햇볕, 기온, 날씨, 삶, 한, 사랑, 제주에서 사는 모든 생(生)등 모두가 문화 창조자원 이다.
이런 점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이 제주지역의 자연환경과 역사문화가 지니는 다양성이다. 한 예로 한라산 영실경관에 대한 오백장군의 팥죽 스토리텔링은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카피 할 수 없듯이 모든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각각 다르다.
내년도 제주도 예산안에 세계자연보전총회(WCC)홍보비를 몇 억 원 편성했다는 신문기사를 접했다. 무엇을 홍보할 것인가? 그저 절경이 아름답다고만 보도할 것인가.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진정한 홍보는 세계자연유산 너머에 있는 우리 조상들의 삶, 정서, 희망, 한, 눈물, 강인한 정신, 제주바람과 운명을 같이한 옛 제주여인의 사랑 등등을 찾아내고 창조해서 세계인들의 의혹(mystery)을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자연경관의 생명력은 생물의 다양성에 있듯이 인간이 만든 지역 환경문화의 경쟁력은 궁극적으로 다양에 성에 있다.
지역의 고유환경문화는 스토리텔링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그것을 누가 만드는가? 결국은 그 지역에 사는 시민들이다.
뉴욕이나 런던이 세계에서 재방문율이 자강 높은 지역으로 꼽힐 만큼 경쟁력을 갖는 이유도, 정보 소유와 흐름에도 있지만 그 보다는 지역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어 구경과 이미지테이킹(image taking)이 즐겁기 때문이다.
아무리 천혜의 경관에 최고의 편익시설을 해도, 넓은 도로를 내고 멋진 건물을 짓고 최첨단 인프라를 깔아도, 시민들이 즐겨 찾지 않는 공간이라면 그 지역은 결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외국관광객의 입장에서 우리지역의 관광지는 자연경관의 절경과 그를 뒷받침하는 스토리텔링문화가 최고의 매력이다.
우리들은 세계자연유산 등제된 자연경관에 걸 맞는 문화를 찾아내고 창조해야 한다.
20세기는 국가 간에 산업으로 경쟁하였던 시대라면 21세기는 문화끼리 경쟁하는 시대다. 문화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우리제주도 세계인을 대상으로 축제를 하고 있지만 그 테마는 그 지역의 문화가 기반이다. 문화 기반이 부족한 이벤트 축제는 절대로 경쟁력 확보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문화가 없는 이벤트는 참석자들의 식욕만을 채우는 동네잔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 찬 집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