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편한 시민편의 시설
‘시민편의 시설’이 ‘시민불편시설’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귀포시의 행정자료실에 대한 서귀포 시민들의 반응이 그렇다.
서귀포시는 시민들의 독서와 휴식공간을 제공하여 시민들이 쉽게 행정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행정자료실을 개설했다.
지난 2006년 서귀포시청 4층에 마련된 행정자료실에는 문학서적 등 250여권의 도서를 비치했고 올해는 2000만원을 들여 시민편의를 위해 전용 홈페이 구축 등 도서관리 시스템까지 갖췄다.
그러나 이곳을 이용했던 시민은 한 사람도 없었다. 취재기자 한사람 방문을 제외하고는 자료실을 찾았거나 도서 대출 등을 위해 방문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우선 행정자료실이 시민접근이 불편한 서귀포시청 4층에 개설됐기 때문이다. 자료실 이용과 편의시설에 관한 홍보나 안내가 전혀 없어 시민들이 자료실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것도 문제다.
자료실을 찾은 시민들이 없자 서귀포시 행정자료실은 간이침대까지 들여놓은 직원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고 한다. 말은 시민을 위한 행정자료실이라고 하면서 실제는 직원들이 짬 잠이나 자는 휴식공간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행정자료실의 명칭과 위치를 시민들에게 친근하고 접근하기 쉬운 쪽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행정자료실’이라는 이름은 딱딱한 행정의 경직성을 풍기기 때문에 ‘시민자료실’ 또는 ‘시민독서실‘ ’자료사랑방‘ 등 친근한 이름으로 바꾸고 자료실 위치도 민원실과 연결되는 장소로 옮겨야 될 것이라는 것이다.
구색만 갖추겠다는 식의 행정자료실 운영은 예산과 인력만 낭비할 뿐이다. 4층의 행정자료실은 직원 휴식공간으로 개조하고 1층 민원실과 연결하는 새로운 공간을 시민이용 편의시설도 만든다면 행정자료실과 관련한 소비적 시시비비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