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개방, 글로벌네트워크 주문

전윤철 "지나친 정체성ㆍ폐쇄성으로 자멸할 수도…관광이 기회"
신용하 "제주인의 저력 극대화…자주ㆍ개방성 함께 갖춰야"

2009-11-29     임성준
제주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제1회 글로벌제주상공인대회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제주도와 도민의 변화와 개방을 강조했다.

감사원장을 지낸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28일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린 개회식 기조강연에서 "제주는 정체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발전의 기회를 여러번 놓쳐왔다"며 "제주의 폐쇄성이 급변하는 세계화 시대에 반하여 자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주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 때 세계화 시대 '관광'은 제주가 붙잡아야 할 기회"라며 "지정학적으로도 '허브' 기능을 할 수 있는 제주가 21세기 국제기간산업으로 뜨고 있는 관광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 성공한 상공인들은 애향심만으론 투자하지 않는다. 투자 가치가 있어야 한다"며 "제주도와 제주상공회의소는 이번 글로벌 제주상공인대회를 계기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들이 고향에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용하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지구촌 곳곳에서 활약 중인 재외상공인과 제주지역 경제상공인들은 개방성과 국제성, 그리고 탄탄한 네트워크를 통해 고향 제주의 웅비와 조국 대한민국의 세계 최선진국 도약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외지인들이 바라본 제주인의 특징을 △개척정신 △근면성 △성실성 △정직성 △자주독립성 △적극성이라고 꼽고, "이같은 제주인의 특징 때문에 제주인은 대한민국 인구의 1%에 지나지 않지만 그 활동력은 1%를 훨씬 웃도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제주출신들이 써놓은 많은 글들에는 자기 비판적 글들이 있다"라며 제주인들은 스스로에게 필요한 자세로 개방성과 국제성, 네트워크를 꼽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1세기는 자주독립성을 굳건하게 지켜나가면서도 외부에 대한 개방성도 매우 중요하다"며 "자주독립성을 굳건히 지키지 못하면 자기를 상실하게 되고, 개방성을 갖지 못한다면 큰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며 자주와 개방의 미덕을 함께 주문했다.

초청인사 강연과 상공인발언대에서도 연사들은 대부분 제주의 발전은 변화에서부터 비롯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본사를 서울에서 제주로 이전한 ㈜토펙엔지니어링 김희철 대표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남을 배려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마음 씀씀이를 키워야 한다"라며 "제주도 방언에 '게메마씸'이란 말이 있는데 언뜻 보면 동의를 뜻하는 말처럼 보이지만 그 말 속에는 억양에 따라 부정적 응답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라면서 긍정적 마인드로 변화할 것을 주문했다.

제주상공인대상을 수상한 양문석 세기건설㈜ 대표는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여러 인연으로 도움을 요청하는데 도와주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하고 편가르기를 한다"며 "상공인들이 정치적 중립을 선언하고 오로지 비즈니스에만 전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