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읍-면-동 祝祭委’도 만들지

2009-11-25     제주타임스



옥상옥(屋上屋)이란 게 있다. ‘집 위의 집’이다. 그렇다면 옥하옥(屋下屋)도 있을 법하다. ‘집 아래 집’ 말이다.

정말로 그런 게 있다. ‘제주시관광축제위원회’가 바로 옥하옥(屋下屋), 즉 ‘집 아래 집’이다. 현재 4개 시군 통합 자치단체인 제주도에 엄연히 ‘축제육성위원회’가 있다.

그럼에도 행정시인 제주시가 ‘관광축제위원회’를 만들었다. 머리 부분에 ‘관광’이란 모자를 썼으나 멍석과 덕석 차이도 없다.

다루는 업무가 양쪽 집 모두 축제에 관한 것이다. 위원들도 일부 겹쳐 있다. 윗집 아래 집서 두 살림을 하는 격이다.

굳이 두 위원회의 차이점을 찾는다면 제주도축제위원회는 조례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제주시 축제위원회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제주시 축제위원회가 예산 없이 굴러가는 것도 아니다. 상당액의 시민 세금이 쓰이고 있다.

그렇잖아도 제주도에는 각종 위원회가 너무 많아 정비하라는 목소리가 높은지 오래다. 위원회 총 수가 147개인데다 그 중에는 유명무실한 것들도 수두룩하다니 그런 소리가 안 나와야 이상한 것이다.

제주시 축제위의 업무는 제주도 축제위가 맡아도 충분하다. 그게 아니라 제주도 축제위가 있어도 별도로 제주시 축제위가 꼭 있어야 한다면 아예 읍-면-동 축제위도 만들어버리지.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예산만 낭비하는 제주시 축제위원회를 구성한 이유가 뭐냐”고 따진 것은 ‘집 아래 집’ 하나는 뜯으란 뜻이다. 제주시장은 이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