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조금은 비효율적으로 걸어보자
2009-11-15 제주타임스
요즘은 효율적이고 빠른 것이 강조되는 시대인 것 같다. 대부분 이익을 따져 실리를 추구하고자 하고 법을 지키는 것이 불리하다 싶으면 거침없이 위법을 행하는 시대이다.
순찰을 돌다보면 도로 폭이 넓든 좁든지를 불문하고, 무단횡단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신호등이 설치된 곳에서 보행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호를 무시하고 적색 신호에 도로를 건너는 사람도 종종 보인다. 오히려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이 머쓱해질 정도이다.
물론 목적지가 눈앞에 보이는 상태에서 조금 옆에 떨어진 횡단보도나 지하보도를 건너야 하는 점, 보행신호를 기다리는 약 2분여간의 시간이 번거롭고 불편할 수 있다.
시간을 지체하며 길을 더 걸어야 하는 것보다 무단횡단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보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법규를 지키지 않아 교통사고가 나거나 혹은 경찰관에게 단속이 되었을 때를 생각해보자. 효율적이고 실리적이라고 생각한 일들이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덧붙여 말하자면 국토해양부와 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2009 교통문화지수 조사’에 의하면 제주시가 인구 30만명 이상시 지역에서 교통문화수준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율이 높고 운전행태와 보행행태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교통문화지수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름다운 관광지 치고는 부끄러운 간판일 수 밖에 없다. 조금 더 걷고 조금 더 기다릴줄 아는 여유가 아쉬운 시대이다.
임 성 철
제주동부경찰서 중앙지구대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