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녹색성장 아이콘 자전거 제주에선 '애물단지'

도, 우리은행 기증 300대 "관광공사가 알아서 활용하라"
'무용지물' 웰컴센터 활성화 위해 무상대여(?) 고민…걱정

2009-11-10     임성준
MB정부 녹색성장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자전거가 제주에선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제주도가 우리은행에게서 기증 받은 자전거 300대를 제주관광공사에 넘기면서 논란의 발단이 됐다.

우리은행은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 확산을 위해 16개 시도 자치단체에 자전거 5000여대를 기증키로 하고 지난달 10일 제주도에 자전거 300대를 전달했다.

제주도는 기증받은 자전거를 산하 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에 넘겼다.

알아서 활용하라고 주문한 것.

제주관광공사는 고민에 빠졌다.

우선 300대 중 200대를 서귀포시 관내 자전거마을 14곳에 기부하기로 했다.

문제는 나머지 100대.

관광객들에게 원스톱 관광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제주웰컴센터가 지은 지 반년이 지나도록 찾는 이 없이 썰렁해 설립 취지를 잃고 있는 만큼 자전거 대여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복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자전거 대여가 방문객을 끌어들일 유인책이 될 지는 미지수다.

이미 지난 9월 한달 동안 공항과 웰컴센터를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했지만 이용객이 한 달 동안 고작 80여명에 그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웰컴센터가 신제주 중심부에 들어서 있지만 상대적으로 공항과의 접근성이 낮다는게 가장 큰 고민이다.

더욱이 공기업이 관광객에게 자전거를 무상 대여할 경우 민간 대여업체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홍보를 열심히 해도 관광객 행동 특성 상 자전거를 빌리려 웰컴센터까지 찾아갈 지는 미지수"라며 "더욱이 자전거 이용 활성화 시책을 관광진흥을 위해 설립한 관광공사에 떠 넘긴 도 당국의 발상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차라리 소년소녀가장 등 저소측등에게 기부하는 게 낫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활용 방안이 결정된 게 없다"며 "도민 자전거 타기 활성화를 위해 관광객보다는 도민들에게 무상 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