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야생 비둘기
지금도 세계에서 많은 작가들이 핍박을 받고 있다. 중국의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 자치구에서도 분리 독립과 관련하여 고난을 겪는 작가들이 있다.
대표적인 신장위구르 자치구역의 위구르족 반체제 작가인 누르무헴메트 야신(Nurmuhemmet Yasin)은 ‘야생 비둘기’라는 작품으로 체포되어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10년 형을 살고 있다.
위구르어 카슈가르 문학지(Kashgar Literary Journal)에 2004년에 ‘야생 비둘기’를 발표하자 중국당국은 그를 체포하였으며 변호사도 없이 진행된 재판에서 위구르 분리 독립을 선동하였다는 죄목으로 2005년에 10년 형을 선고하였다.
그는 체포된 후에 면회가 금지되었는데, 단지 그의 아내만이 한달에 한번 정도의 면회가 허용되고 있었으나 2005년 이후로는 6개월에 한번정도만 면회가 허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생 비둘기’의 내용을 살펴보면 새로운 터전을 찾아 나섰던 비둘기 우두머리가 인간에게 잡힌 후 굴종적인 삶을 살지 않으려고 모이와 물을 거부하고 일주일 만에 죽었는데 다시 그의 아들이 자라서 그의 전철을 밟는다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순응된 길들여진 비둘기 후손들과 연장자들의 생각을 대화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동족들과 경쟁하게 하고 개인적인 생존에 집착하는 주장을 펴는 늙은 비둘기와의 대화에서 일리가 있는 듯하지만 어리석은 주장이라고 하며 주인공 비둘기는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를 부끄럽게 생각한다.
‘야생 비둘기’에는 타인에 대한 공격이나 선동적인 내용이 들어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야신은 위구르인들이 중국의 정책에 동화되어 새장안의 새처럼 그들의 운명을 남에게 맡기지 말고 생활환경이 어렵다고 하여도 자유로운 의지로 살아가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 한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작품에 대한 대응으로 10년 형을 가한 것은 가혹한 처사이다.
그의 작품에서 주인공 비둘기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것을 몸으로 보여준다.
자유를 향하여 하늘로 날아오르는 몸짓으로 창살에 부딪혀서 거의 죽음에 이르게 된다.
‘야생 비둘기’에서 비둘기를 잡은 두 인간들의 대화도 자못 흥미롭다. 늙은이는 이런 야생비둘기는 길들이지 못한다.
서서히 굶어 죽어가는 비둘기를 보는 것은 너무 불쌍하니 그냥 놔주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젊은이는 기어이 길을 들이고야 말겠다고 호언장담을 한다.
새장 안에 갇힌 채 인간이 물과 모이를 주자 우르르 달려가는 다른 비둘기들을 보면서 야생 비둘기는 절망감을 느낀다.
끝내 모든 모이와 물을 거부하여 야생비둘기는 자존을 지킨다.
속박과 압제에서 굴욕적으로 사느니 죽음을 택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위구르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의 소수민족 배려 정책 중에는 소수민족 출신 엘리트를 발탁해 등용하는 것과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인 계획생육(計劃生育)에서 소수민족에게는 예외를 두며 대학 입학 시에도 특혜를 주고 있다.
야신은 이런 것에 혹하지 말라고 주장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늙은 비둘기와의 대화에서 늙은 비둘기는 자신이 쉴 수 있는 나뭇가지가 있고 살 수 있는 새장이 있는데 여기를 떠나서 고생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그는 결혼을 해서 가족이 있고 주인도 잘해 주는데 어디로 가느냐고 항변을 한다. 야신은 결혼하여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위구르인들의 구속 받지 않는 자유의 정신을 이야기하였던 야신이 그 결과로 가족과 헤어져야만 하고 자유를 박탈당하였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순적인 일들 중의 하나이다.
누르무헴메트 야신(Nurmuhemmet Yasin)의 조속한 석방과 다른 탄압받는 작가들의 자유를 허용하라고 당국자들에게 호소한다.
강 병 철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