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 적자 눈덩이"

부채비율 최고 3천%…2곳 운항 중단
막대한 운영비용, 무리한 항공기 도입 경쟁 탓

2009-10-20     임성준
저비용항공사들의 누적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경영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0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정희수 의원에 따르면 올해 8월말 현재 국토해양부에 등록된 6개의 저비용항공사 중 한성항공과 퍼스트항공(구 영남에어)은 적자누적에 따른 경영난으로 이미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또한 현재 운항 중인 진에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역시 취항 이후 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어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도 대폭 상승했다.

2006년 6월 첫 취항한 제주항공은 취항 첫 해 14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현재까지 누적적자만 598억원에 이르며 이에 따라 부채비율 역시 2006년 328%에서 2007년 479%, 2008년 700%, 올 1분기에는 지난 해 비해 두 배 이상 상승한 1554%에 달한다.

대한항공이 100% 출자해 설립한 진에어도 2008년 7월 취항 이후 올해 1분기까지 187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해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이 무려 2923%에 이르렀다.

올해 1월 취항한 이스타항공도 같은 기간 부채비율 342%에 38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경우 자기자본이 취항 첫해 각각 248억원, 76억원이었으나 올 1분기에는 각각 77억원, 13억원에 그쳐 향후 부채를 납입자본금에서 충당해야 하는 자본 잠식 상태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저렴한 요금을 내세워 국내여객 분담률이 30%를 넘어서고 있지만 막대한 운영비용이 드는데다 국제선에 뛰어 들기 위해 무리한 항공기 도입과 가격 경쟁으로 적자 폭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저비용항공사의 경영난 악화는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는 국민이나 시설물을 임대해주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경영난으로 인해 가장 먼저 운항을 중단한 한성항공은 1만6000여명에게 11억7300만원을 항공권 예매 환불금으로 지급한 바 있으며 9월말 현재 한성항공을 포함한 3개 항공사가 한국공항공사에 체납된 공항 시설료만도 4개 공항 총 7억2796만원에 달한다.

정 의원은 "저비용항공사의 경영난 심화로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부채비율이나 자본 잠식 상태에 이른 저비용 항공사에 대해 국제선 취항을 규제하는 등 건전한 재무상태를 갖추도록 유도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