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용 시인, 다섯 번째 시집 발간
2009-10-18 고안석
고병용 시인이 자신의 다섯 번째 시집 빈밭에 던지는 그물을 펴냈다.
지난 1991년 동양문학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시를 쓰기 시작한 고씨는 이번 시집에서 그동안 살아온 삶의 지혜를 철학적인 묘사로 전달하고 있다.
고씨는 함축적인 언어로 서정적이면서도 독자의 가슴 속 깊은 내면을 일깨우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의 시는 대부분 사물과의 대화다. 그 사물은 고향인 제주를 상징하는 것들이다.
그러기에 그는 이번 시집에서 당오름이란 화두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꺼내들고선 당오름 바람을 그리워하고 있다. 어린 시절 불었던 그 바람을.
내 고향 당오름에/ 어릴 적/ 보아왔던 그 바람/ 아직도 불고 있을까
오월이면/ 산딸기, 오동, 인동꽃/ 시월이면/ 불레, 산머루, 사래비/ 소리치며 따 먹던 어린 시절/ 그 바람/ 지금도 당오름을 지켜/ 혼자라도 살고 있을까
해 마다/ 그 계절이 오면/ 내 고향 당오름에 가서/ 그 바람 맞으며/ 머물고 싶어라
(내고향 당오름에)
이번 시집은 모두 2편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겨울편지 속에는 <아침이미지>, <삽>, <어느 농부는> 등 모두 15편의 시가 들어있고, 비 묻은 낙엽 속엔은 <겨울허수아비>, <농부의 눈>, <고향 들녘에서> 등 모두 19편의 시가 고즈넉이 자리잡고 있다.
(다층,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