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과도한 음주, 당신도 범죄자가 될 수 있습니다
2009-10-15 제주타임스
제주지방경찰청의 통합유치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근무를 시작한지 3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아직은 그리 오랜 시간 근무를 하지 않아 많은 유형의 유치인을 만나보지는 못하였지만 유치장까지 오지 않아도 될 많은 사람들이 여기까지 들어오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유치인들을 종종 만나게 되고 그때마다 안타까움에 절로 한숨이 나온다.
정당한 공무를 집행중인 경찰관을 폭행하여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들어오는 사람, 이웃집 사람을 흉기로 쳐 상해를 입힌 사람, 술을 마시다 일행 혹은 다른 사람들과 다투어 폭행으로 들어오는 사람, 술에 취해 여자들에게 몹쓸짓을 하여 체포된 경우 등 유치장에 들어온 경위나 그 죄명은 다양하다.
하지만 그들에게서는 하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을 절제할 수 없을 정도로 술을 마신 후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그러한 행위를 한 것에 대해 하나 같이 후회를 한다는 것이다.
유치장에 입감되어 있는 유치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들의 평상시 얼굴과 말투, 행동에서는 전혀 그들이 행한 죄명과 어울리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그 범죄경위를 살펴보면 과다한 음주에 기인한 경우가 많다. 이들은 하나 같이 입감되어 있는 중에도 많은 후회를 하고, 검찰에 송치되거나 조사 후 석방이 되어 유치장을 나갈 때는 죄송하다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도 빼먹지 않는다.
그 죄명과 그들이 저지른 행위로만 생각하면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필자가 아쉬운 것은 그들이 조금만 술을 적게 마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었다면, 그래서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고,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그 당시에 인식을 할 수 있었다면 그들의 행위로 인해 피해를 받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며, 그들 자신도 유치장에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일 또한 없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현재 경찰에의 계속되는 기초질서 위반 사범 단속에 있어 그 사례 유형 중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는 음주소란이 가장 많은 단속건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음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우리주위에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단순히 다른 사람들에게 약간의 불편함을 주는 것을 넘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고, 가족과 친구 혹은 이웃과 함께 즐기던 술자리도 싸움판으로 변하는 등 과도한 음주로 인해 많은 범죄가 시작되고 있음을 언제나 인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주취상태에서 행 한 그 어떠한 행위도 주취상태라는 것이 그 행위의 면죄부가 될 수 없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조 동 구
제주동부경찰서 수사과 유치관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