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린이 질책 받은 문화재 관리

2009-10-15     제주타임스


어른들이 부끄럽다. 어린이들이 지적을 받고서야 행정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는 최근 성산읍관내 신산초등학교 어린이들로부터 따끔한 질책성 주문을 받았다.

 시청 홈페이지의 인터넷 신문고를 통해서다.

어린이들은 지난 12일 ‘신산리 고인돌’ 지역에 현장 체험학습을 나섰다가 실망했다. 비록 비지정 문화재이기는 하지만 소중한 역사 유적인 고인돌 관리가 엉망인 상태인 것을 확인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각종 잡초와 엉겅퀴가 고인돌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뒤덮였고 고인돌 아래는 쓰레기가 쌓였었다. 표지판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퇴색했던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인터넷 신문고에 글과 사진을 올려 “신산리 고인돌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도시에 있는 문화재만 소중한 게 아니라 시골의 문화재나 유적.유물도 중요하다”는 어린이들의 글은 신산리 고인돌을 잘 정비해주면 어린이들이 끝까지 지키겠다는 다짐도 있었다.

농촌지역 유적이나 유물에 대한 행정의 무관심이나 차별을 지적하고 일깨우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서귀포시의 문제만이 아니다. 행정 전반의 문제일수도 있다.

이 같은 어린이들의 지적과 주문에 서귀포시는 뒤늦게 부랴부랴 신산리 고인돌 정비 방침을 밝혔지만 어린이들의 질책을 받고서야 행정이 나서는 꼴이어서 여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신산리 고인돌‘은 길이 210cm, 폭186cm, 두께 32cm 인 서귀포시 비지정 문화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