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해충방제 연간 20억 넘어
한 마리가 年 7875개 ‘박멸’…제주에 10만마리 활약 중
2009-10-15 정흥남
제비의 병해충 방제가 경제적으로 큰 효과를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10만 마리 안팎의 제비가 병해충 방제를 통해 제주에서만 연간 20억원을 넘는 경제효과를 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팀은 제비의 해충구제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서귀포시 토평동 난대산림연구소의 관사에 있는 제비둥지에 무인 영상기록장치를 설치해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어미들이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영상기록을 분석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제비는 하루 평균 14시간 동안 모두 350차례에 걸쳐 시간당 25개의 먹이를 새끼에게 공급했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5개월간 제비 새끼 1마리가 평균 5만2500개의 먹이를 먹는 것으로 추산됐다.
제비가 먹는 해충의 비율이 평균 15%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새끼 1마리가 제주에서 연간 7875마리의 해충을 없애준 셈이다.
박 박사는 “제주에는 통상 10만 마리의 제비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 정도의 제비 무리는 대략 4000㏊에 걸쳐 해충을 방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산림청이 적용한 ㏊당 해충 방제비가 51만2165원인 점을 감안할 때 제주에서 새끼 제비의 먹이활동이 가져온 해충 방제비 절감효과는 2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