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종플루觀, 교육청이 道에 한 수 위

2009-10-11     제주타임스



제주에서 첫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한 것이 지난 6월 18일이다.

그 후 100여 일 만인 9월 29일에는 제주의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300명을 훌쩍 뛰어 넘었다.

이어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 오늘 현재 총 누계가 400명 선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제주도 신종플루 대책본부는 물론, 일반도민들까지도 인구 대 이동이 이루어지는 추석절을 전후해서 문제의 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하리란 점은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그래서 손 씻기, 모임 취소 등 각종 예방책에 신경을 섰고, 현지 도민들을 포함한 상당수의 귀성객들은 체온계를 매입, 노부모에게 드리는 경우도 많았다. 신종플루에 대한 하나의 자구책이다.

이러한 도민들이지만 제주도 당국의 신종플루 대응에는 몹시 못마땅해 하고 있다.

 바로 추석을 앞두고 종전 매일 발표하던 확진 환자 발생현황을 갑자기 게 눈 감추듯 해버렸기 때문이다.

겨우 일주일에 한번만 발표한다는 것이다. 마지못한 듯 말이다.

우리는 당국의 이러한 속셈을 이해 할 수가 없다. 표면적으로는 도민들의 불안-공포감을 덜기 위한 것이라 하겠지만 그것만이 아닌 듯하다.

환자 발생 현황을 매일 발표한다면 도민들로부터 의료 보건 대책에 대한 책임을 추궁 받을까 두려워서 그런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잘못 생각이다. 일주 단위로 묶어 발표하면 신규환자가 한꺼번에 무더기로 수십 명씩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 든다. 매일 분산 발표 할 때 보다 도민들은 더 압박감을 느낀다.

제주도 교육청을 보라. 도내 환자 대부분이 학생임에도 매일 매일 신규 환자를 발표하고 있지 않은가. 숨기기보다는 이것이 차라리 학부모들로 하여금 자녀들을 신종플루에서 지켜 내는 데 훨씬 효과적일 터다. 이런 면에서 제주도 교육청이 제주도청 보다 한 수 위다.

지금 제주도민들은 불었다, 줄었다, 없었다 하는 매일의 신규환자 발생 수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계층, 어느 지역에 많이 발병하고 있는지 등 모든 정보를 날마다 알고 싶어한다.

신종플루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전염성은 매우 강하나 치사율이 높지 않음을 알고 있는 도민들이다.

모든 정보를 공개한다고 해서 공포-불안에 떨 그런 멍청한 도민들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