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뿐인 학교 정화 구역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은 말 그대로 학교 주변의 일정한 구역을 지정, 교육환경 유해 업소들을 규제하는 곳이다.
학교정화구역에는 절대구역과 상대구역이 있다. 절대구역은 학교 정문이나 후문으로부터 반경 50m 이내를 말한다. 그리고 상대구역은 학교부지 경계로부터 200m 안쪽이다.
절대구역에서는 단란주점, 노래연습장, 당구장, 숙박업소, PC방 등 이른바 교육환경 유해업소들을 운영할 수가 없다.
다만 상대구역에 한해서는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통과 할 경우 비록 제한적이나마 이들 업소들도 영업 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다.
그런데 정화구역 내 유해 업소들이 줄어들기는커녕 도리어 증가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현재 제주도내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성업 중인 유해 업소가 무려 1015개에 달한다고 한다. 이중 유흥 단란주점이 562개로 55.3%나 차지하고 있다.
다음이 숙박시설, 노래 연습장, 당구장, PC방 등 게임장 순이다.
이렇듯 수많은 각종 교육환경 유해 업소들이 학교정화구역 내에서 성업 중일뿐만 아니라 지난 해 보다도 15군데가 더 불어나고 있다. 점차 줄어들어야 할 유해 업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교육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전국적으로 학교정화구역 내 유해업소가 줄어드는 경향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지난해보다 올해가 2만684개나 줄어들었으니 하는 말이다.
제주도 내 학교정화구역이 점차 ‘오염구역’으로 변해가고 있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교육행정 당국은 물론,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측에서는 앞으로 유해업소 심의를 더욱 강화해서 진정으로 정화구역 다운 곳으로 만들어 주기 바란다.
또한 이미 영업 중인 업소들에 대해서도 단속을 철저히 해서 학생들이 나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 주었으면 한다. 학교정화구역이 지금처럼 유명무실(有名無實)해서야 되겠는가.